"뭐? 무? 지역구도 몰라 후보도 몰라"… 신설 수원무

수원=구경민 기자
2016.04.04 10:45

[the300][4.13 미리보기②경기](3)수원무 르포

"뭐? 무? 수원무가 새로 생겼다고? 몰랐어. 그럼 (수원무 지역구) 여기 후보는 누군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오후. 헌정 사상 최초의 '무(戊)' 선거구, 경기 수원무를 찾은 기자가 이 지역에서 30년간 살아온 이 모(67)씨에게 어느 후보자를 지지하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다. 이번에 신설된 수원무 지역은 4번째 금뱃지에 도전하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3선에 도전하는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이 출전하는 쟁쟁한 지역구로 꼽히지만 유권자들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수원무 선거구는 권선구의 6개 동과 영통구의 2개 동이 묶여 신설됐다. 구시가지인 보수 성향의 권선과 젊은 유권자가 다수인 영통이 섞여 여야 접전이 예고된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생활권이 다른 권선구의 일부와 영통구의 일부가 하나의 선거구가 된 것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권선구에 사는 50대 여성은 "투표는 할 건데 후보를 모르니 누구를 뽑아야할지 모르겠다. 그러니 당을 보고 뽑겠다"고 말했다. 수원무에 속하면서 영통에 사는 한 지역 주민은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가 우리 지역 후보냐"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올해 70살인 이 모 씨는 "영통구엔 젊은사람들이 많아 야당 성향이 강하고 권선구는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아 성향이 다른데 어느 후보가 되든 이 지역을 이끌고 가기엔 무리가 있지 않겠냐"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40대 정 모씨는 "내가 사는 곳이 수원무인지, 어느 후보가 나오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며 "여야 당을 떠나 인물을 보겠다.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소신있고 진실성을 갖고 있는 무소속 의원을 뽑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겠다"고 털어놨다.

후보자들도 새로운 지역구가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수원을'이 지역구인 정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지역구를 수원무로 옮겼다. 정 의원의 지역구였던 수원을(권선) 10개동 가운데 6개동(세류1·2·3·권선1·2·곡선동)이 신설되는 무 선거구로 옮겨져서다. 19대 총선 기준으로 선거구 유권자 22만여명 가운데 12만여명이 무선거구 유권자로 바뀐 것. 정 의원 입장에서는 사실상 텃밭이던 지역구가 절반으로 쪼개진 셈이다.

정 의원은 31일 수원시 영통 이마트 앞에서 가진 출정식에서 지역 주민들과 악수를 나누며 "3선 의원이 되면 위원장이 될 수 있다"면서 "비행장 이전 문제가 힘을 받고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자와 출정식에서 만난 강 모씨(71)는 "이 지역에서 40년간 살아왔다"면서 "인물론적으로는 김 후보가 앞선다. 부총리만 두번했고 영통지역에서 내리 의원을 했던 분이기에 정 의원보다 앞서있지만 정 의원은 현역 의원으로서 몸으로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만만찮은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수원시 영통구에서 19대 총선까지 내리 3선을 지냈다. 그러나 2014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한 뒤 2년간 지역구 활동에 공백이 생겼고 여당성향의 권선구 유권자까지 흡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 후보 모두 생소한 지역이지만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점을 내세워 후보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가장 큰 지역 현안은 '수원공군비행장 이전' 문제다. 권선구 세류동에 있는 이 비행장에 대해 영통구 등 다른 수원시민들도 관심이 많다. 두 후보는 모두 '내가 시작한 것이니 내가 끝을 맺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작은 김 후보가 했다. 18대 국회에서 최초로 수원비행장이전법을 대표발의했다. 그는 수원공군비행장을 조속히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4선에 도전했다. 그는 비행장이 이전한 부지에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데 적임자로 자부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31일 권선구에서 차량유세를 펼치는 와중 기자와 만나 "수원비행장 이전 부지에 바이오, 신약 제조 등 첨단 산업 분야의 석·박사급 엔지니어를 많이 고용하는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만들어 경제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며 "수원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닌 '수원토박이'로서 일하고 있고 수원비행장을 이전하겠다는 최초의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이루기 위한 마지막 사명감을 갖고 이번 총선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소위 수원비행장 이전법을 대표 발의했다"면서 "이전을 위해 17대 때부터 국방부, 건설교통부, 기획예산처 등에 설득과 협의를 거듭해 19대 때 통과시켰다. 이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사람"이라고 목소리 높여 강조했다.

영통 지역구서 만난 이 모씨는(42) 김 후보에 대해 "과거에도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했고 앞으로도 큰 일을 할 사람"이라며 "수원 비행장 이전 문제를 처음에 들고 나를 온 사람이고 영통의 발전을 위해 오래전부터 노력해온 사람이다. 마무리도 그 사람이 해야 한다. 때문에 지역주민이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수원시 권선 2동에 사는 대학교 3학년인 김 모씨는 "수원을에서는 정 의원이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현역 프리미엄도 상당부분 있을 것 같다. 지역구를 옮기더라도 활동 면에서는 정 의원이 일 잘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며 새누리당 정 의원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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