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리나라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19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는 적막감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오후 통일부 기자단이 찾은 판문점에는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남·북 경비 병력들이 언제라도 최단시간에 총을 뽑을 수 있는 자세로 꼿꼿이 자리를 지키고 마주 서 있었다. 판문점 북측 지역 판문각 앞에 서 있는 북측 경비병은 남측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했다.
우리측 경비병력들은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굳은 표정으로 경비를 서고 있었다. 취재진들과 해외 관광객 수십명이 이곳을 드나들었지만 이들은 흐트러짐 없이 자세를 유지한 채 삼엄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곳은 과거 남측과 북측 경비병이 서로 넘나들며 어울리며 지냈지만 1976년 8월18일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감독하던 유엔군 장교 2명이 북한군에 의해 도끼로 무참히 살해당하는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 JSA에 군사분계선(MDL)이 표시됐으며 남·북 군인 간 접촉이 금지되게 됐다.
최근 급속도로 악화된 남북관계로 판문점 남측에 있는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엔 최근 몇 달 간 외부 방문객들과 취재진만 드나들 뿐 남북 간 대화가 끊긴 상태다. 판문점 남북 연락사무소에 있는 5대의 전화기도 최근 5개월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971년 남북 합의에 따라 연락사무소에 전화 2회선, 팩스 1회선, 예비용 2회선 등 총 5회선의 남북 간 직통전화가 설치됐다. 이후 지난 40여년 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과 지난 2월 개성공단 전면중단 등 남북관계의 굴절을 고스란히 겪으며 판문점 연락사무소에 설치된 남북 간 직통전화는 총 6차례 전화가 차단됐다.
한편 판문점 옆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유일한 남측 마을인 대성동 주민들은 이날 온종일 대남방송이 들리는 가운데서도 평소와 다르지 않은 평온한 일상을 지내고 있었다.
대성동 마을은 북한의 선전촌인 기정동 마을은 불과 1.8km 떨어져 있는 곳으로, 이곳 마을회관 옥상에서는 개성공단도 육안으로 보이고 대남방송이 들릴 정도로 분단의 현실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마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이 최전방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군도 1월 중순부터 대남 비난방송을 시작했다. 방송은 박근혜 대통령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비난이 포함돼 있으며, 최근엔 거의 24시간 내내 이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성동 마을 주민들은 평소 대남방송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어 귀마개를 착용하고 지낼 정도라고 한다. 대성동 마을 맞은편에서 보이는 개성공단과 기정동 마을은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되기 전까진 불빛이 화려했지만 현재는 대성동 마을이 더 밝을 정도로 개성공단 일대가 침체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