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와 함께 매년 논란이 돼 온 전력산업기반부담금(이하 전력부담금) 부과율 인하 문제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본격 논의된다. 전력부담금을 소비자들이 부담하고 있어 결국 전기요금 문제로 귀결되는데다 국민의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중점 입법안 중 하나로 채택하면서 인하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12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이 지난 7월8일 대표발의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전기사용자에게 전기요금의 6.5% 이내로 대통령령으로 정해 부과하도록 한 전력부담금을 3.6% 이내로 정해 부과하도록 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대통령에서는 부과금을 3.7%로 정하고 있어서 이번 개정안이 통과돼 한도가 3.6% 이내로 내려오면 현행 보다 최소한 0.1%포인트(p) 이상 부과율을 인하해야 한다.
전력부담금은 ‘전력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기반 조성을 위해' 지난 2001년 설립된 전력산업기반기금(이하 전력기금)의 주요 재원이다. 부과율은 설립 때 전기요금의 3.13%로 정해진 뒤, 2002년 1월에 4.591%로 인상됐고 2005년 12월에는 3.7%로 다시 인하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전기사용량 증가 등으로 인해 부담금 징수액이 늘어나면서 여유자금 보유액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부담금 징수액은 2011년 1조4729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2조1466억원(고시 개정에 의한 특이요인 제외시 1조9815억원)으로 45.7% 늘어났고, 올해와 내년 징수 예상액도 각각 2조2770억원, 2조3038억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지출 되는 사업비 규모는 더디다. 기금 수지 흑자로 여윳돈이 쌓이면서 2015년 말 현재 기금의 여유자금규모는 공공자금누적 예탁금 1조6110억원과 기금 보유 여유자금 7880억원을 합한 2조3980억 원에 이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6년 중기재정계획(2016~2020년)에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법정부담금 징수액과 사업비 규모를 맞추겠다고 밝혔지만 급격히 지출을 늘릴 경우 기금 취지에 맞게 효율적인 사업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당장 산업부는 중기재정계획에서 전력기금의 내년 사업비를 2조1930억원으로 전망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지출한도는 1조7152억원이었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정부 예산안에 담긴 전력기금의 내년 사업비는 기재부의 한도 보다 적은 1조6104억원였다.
또 예산정책처는 기금의 지출 중 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기본-특별 지원의 경우 송배전 등과 유사하게 발전소의 자체 재원으로 수행할 필요성이 있고, 석탄산업 진흥을 위한 무연탄 발전을 지원하는 것은 전력기금의 설치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적합하지 않은 지출이 있고 급격히 사업비를 늘릴 경우 이런 사례가 더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지적에도 산업부는 신재생에너지나 에너지신산업 등 전력기금에서 투자할 곳이 늘어나고 있다며 요율을 인하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국민의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매년 반복되는 전력부담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31일 ‘2016년 정기국회 및 국정감사 대비 워크숍’에서 전력부담금을 현행 3.7%에서 인하하는 법안을 중점 처리 법안으로 선정했다. 내년 예산 심사에서도 전력기금의 사업비 지출 내역을 꼼꼼히 따질 계획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주승용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통과돼 부과율 한도가 3.6% 이내로 내려오면 현재 시행령의 부과율 3.7%를 인하해야 한다”면서 “3.6%는 최고 한도이고, 그보다 낮은 적정 수준까지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아도는 전력기금 여유분을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의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부과율을 낮추게 되면 정부 수입이 줄어드는 반면 혜택은 분산될 수 있다”면서 “가정용 누진제 개편시 일부 가정이나 기업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