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면세점 게이트’라는 말이 나올 상황이다. 지난 11일 감사원이 발표한 면세점 선정 과정 감사 결과를 보면 충격적이다. 점수 조작 등 부정이 핵심이지만 근저엔 현실을 무시한 졸속입법의 문제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이 3년전 국회의 관련법 통과 절차 과정 등을 속기록을 통해 살펴봤다. 2012년 11월2일 당시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돈이 되는 면세 사업을 특정 대기업이 독점하는 만큼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 이내로 제한한다”는 게 골자였다. 홍 의원을 포함한 같은 당 13명의 의원이 법안 발의에 동조했다.
3일 뒤인 11월5일 소관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에 법안이 회부됐고 7일부터 12월 21일까지 8번 상임위가 열렸다. 이 중 이 법안은 2번 소위에 상정됐고 단 한번의 논의를 거친 뒤 상임위를 통과했다. 이후 두달만에 국회 최종 관문인 본회의를 통과해 적용됐다.
2012년 11월16일 처음이자 마지막인 논의에서 당시 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특허 기간을 획일적으로 5년으로 제한하는 것은 여러 가지 보세 판매장 운영을 위한 초기비용이 상당히 많이 드는 그런 측면을 감안했을 때 다소 짧은 면이 있다"면서 "10년으로 하는 것이 영업의 안정성이라든지 지속성 등을 감안해 바람직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보고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현재 면세점을 하고 있는 업체는 독점적 권리를 아무런 제한 없이 계속 누린다는 데 문제가 있다"며 "지금 다른 업체가 이것을 원하고 면세점을 하고자 원하는 업체가 있음에도 그런 업체들에게는 기회 자체를 주지 않고 있다"고 반론했다. 그러면서 "특허가 만료되면 다시 공정하게 모든 업체에게 기회를 제공을 해야 한다"며 "기간이 만료된 이후부터 자연스럽게 다른 업체와 경쟁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우리 시장경제이고 국가가 부여하는 특허를 관리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같은당 정성호 의원은 "기간이 끝나서 새로 시작하는 것은 새로 경쟁을 하는 거니까 문제는 없다"며 "사실상 자동갱신 형태로 운영이 돼 왔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 또는 다른 중소기업, 중견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었다. 때문에 법제화를 통해 국가가 관여해서라도 기회를 줘야 한다"며 입법 취지에 동조했다.
당시 소위원장인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홍 의원의 입법 취지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들이 동조하고 있다"면서 "신규로 들어오는 업체에 대해선 중소기업 위주로 가야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고 자유로운 경쟁 입찰만 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홍 의원은 "일본도 특허기간이 6년인데 특허기간 5년으로 하는 것은 그냥 받아달라"면서 법 통과를 호소했다. 그러자 기재부 관세정책관은 "알겠다"면서 10여분 만에 논의가 종료됐다. 그 다음달인 12월21일 소회의에 같은 안건이 상정됐지만 여야 의원이 법 통과 취지에 공감하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