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국민청원, 靑집중-분권약화도 극복해야

최태범 기자
2018.11.26 17:07

[the300][MT리포트-국민청원 신드롬]중앙·지방 행정기관별 민원 해결능력↑ 필요

[편집자주] 촛불혁명의 연장, 부조리를 드러내는 착한 분노의 산실. 청와대 국민청원을 향한 찬사다. 그 이면에는 사실관계가 틀린 주장에 여론이란 날개를 달아 확산시키는 갈등의 공장이란 평가도 있다. 국민청원의 순기능은 키우고 역기능은 해소할 방안은 무엇일까.
【경주=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경북 경주 천궁동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2018.10.30.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청와대 국민청원의 역기능 중 하나는 대통령과 청와대에 지나치게 많은 민원이 집중된다는 점이다. 자연히 '대통령이, 청와대가 뭔가 결정해주겠지'라는 기다림이 국민은 물론 정부 각 부처에 퍼질 수 있다.

26일 여야와 정부 일각에선 과거 보수정권에서 청와대의 각종 비리를 경험하며 분노를 표출했던 국민들이 속앓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시 청와대에 기대는 역설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다. 각 부처들도 주도적으로 정책을 입안하기 보다는 청와대 서포터 수준에 머물기 쉽다. 국민 시선이 청와대로 쏠리면 지방분권 실현은 더욱 요원해진다.

이런 역기능을 막으려면 보다 선진화된 청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청와대 한 곳이 아니라 중앙·지방 각 행정기관별로 청원이 접수·처리되는 절차가 강화돼야 한다. 각 기관이 스스로 청원을 수용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성숙한 분권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

국민들은 헌법 26조에 따라 모든 국가기관에 청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보통 ‘민원’이라고 불린다. 각 행정기관들은 민원해결을 위한 별도의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민원이 제대로 해결되는 사례가 드문 게 지금의 현실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기존의 민원제도가 실효를 거두지 못한 탓이다.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청와대에 민원을 넣으면 그래도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희망이 더해지면서 국민들의 민원은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청와대에 제기된 청원들 중 청와대가 실제로 해결한 문제는 거의 없다. 청원 대부분이 법·제도개선과 관련된 문제들로 국회의 입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입법을 약속하더라도 실제 법이 통과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특히 청와대 청원은 언론에 보도될 만한 휘발성 강한 이슈가 아니면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 이로 인해 국민청원이 ‘불만 배출구’로 변질되거나 제2·3의 피해자를 만드는 부작용도 있다.

또 ‘어그로(주제에서 벗어난 내용이나 불쾌한 내용으로 관심을 끄는)’ 청원이 난무하거나 비슷한 청원이 중복으로 올라오기도 한다. 청원 기능의 개편·폐지 요구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리는 웃지못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의 청와대 청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 편승한 임시적인 측면이 강하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유명무실해질 수 있고 정권이 바뀌면 폐지될 수도 있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국민의 억울한 소리를 직접 듣는 것은 중요하다. 실질적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것이 ‘참여 민주주의’ 실현과 지방분권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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