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치인 김무성의 숙명

김하늬 기자
2018.12.04 04:55

[the300]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자유한국당 의원)의 이름이 들린다.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잦아진다.

시각은 갈린다. 스스로 자중하는데 주변이 가만두지 않는다는 해석, 약간의 기지개를 폈다는 분석 등이 그렇다. 어찌됐건 난파선 한국당 내에서 김무성만한 중량감을 가진 정치인은 없다.

그래서인지 한때 계파 갈등의 희생자였던 그가 당내 계파 갈등의 표지석이 되는 모양새다.

친박(친박근혜) 좌장이었다가 버림받고 비박 중심이 된 김무성을 향해 옛친박(친박근혜계) 성향 초재선 의원모임인 ‘통합과 전진 포럼’은 “당을 더이상 분열시키지 말고 자숙하라”고 날을 세웠다. 비박(비박근혜)·복당파 원내대표 단일 후보가 된 김학용 의원의 뒤에 김무성의 ‘교통정리’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계파 갈등의 핵심에 김무성을 두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지만 이런 ‘설’이 나오는 것, 이런 작업이 먹힌다는 것 자체가 당의 현실을 보여준다. 당내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친박’ 세력이 뭉친다. 반대편도 결집한다. 그가 돌연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이 있는 구치소를 찾아가 면회한 것을 보면 김무성 자신도 현 구도를 알고 있다는 얘기다.

친박·비박, 탈당·잔류, 비례·중립의 복잡 미묘했던 야권 내 정치지형은 김무성을 염두에 둔 ‘친박(親朴)’과 ‘비박(非朴)’으로 다시 단순해졌다. 김병준 비대위체제는 ‘보수의 가치 재정립’을 표방했지만 제대로 논의도 못해본 체 계파 정치 청산으로 방향키를 돌려야만 했다.

가치, 혁신 대신 다시 계파 갈등이 부각되는 흐름이다. 당내 계파 갈등, 리더십 교체, 비상대책위원회. 공천 파동 등은 2년 전 한국당의 모습인 동시에 15년 전 민주당이 겪은 역사기도 하다.

민주당은 ‘DJ 정신’과 ‘노무현의 가치’로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당 시스템과 제도가 불확실할수록 계파는 강해진다. 그리고 강력한 계파는 정당을 뒤흔든다. 한국당은 또한번 계파 갈등의 시험대에 섰다. 의도치 않게 계파 갈등의 중심에 선 김무성은 어떤 해법을 제시할까. 정치인의 숙명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받아들이고 책임져야 한다.

기자수첩.김하늬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