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에서 배제하며 한일갈등이 격화한 가운데 이달 중 '빅 이벤트'들이 갈등 수위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만료 시한 등을 앞두고 외교적 협의가 생산적으로 가동될 지가 관건이다.
5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오는 7일 관보에 게재한다. 개정안 발효 시점이 관보 게재 후 21일이라 이 개정안은 오는 28일부터 효력이 생긴다. 현재로선 일본 측이 28일 전 입장을 바꾸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 경고한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일본이 강행한 만큼 외교적 해법을 찾기도 더 험난해졌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2일 "수출규제 조치로 훨씬 더 외교적 협의공간이 좁아진 건 일본 뿐 아니라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냉각기가 분명히 필요한 건 사실이다. (얼마나 갈 지)지금으로서는 예상 못 하겠다"고 했다.
이런 갈등 격화 속에 우선 오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어떤 메시지가 발신 되느냐가 첫번째 변곡점이 될 수 있으리란 관측이다. 한일간 '강대강' 대치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그 사이 상황악화를 막기 위한 의미 있는 외교채널 가동이 이뤄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대일 특사 파견에 대해 현재 한일간 소통이 되지 않아 효과를 내기 어려울 거라 내다봤다. 그는 " 외교부 채널은 그래도 움직이고 있다"고 했지만 "일본 경제산업성 채널은 작동치 않고 있다. 우리가 수차례 국장급 대화들을 제의 하는데 일본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일 양국과의 관계를 모두 감안해야 하는 미국이 '중재'에 적극적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극적인 반전은 어려울 거란 관측도 꾸준히 나온다. 이날 일본 NHK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일 고노 다로 일 외무상과 만나 수출규제 등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이해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일본과의 대치 속 24일 지소미아 만료를 앞두고 파기 가능성에 대한 정부의 ‘발언 수위’ 역시 주목된다. 2일 일본 결정 이전 정부의 입장은 “일단 유지하나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파기를) 검토할 수 있다”였다. 일본이 결국 조치를 취함에 따라 이전 보다 공세적인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지소미아와 관련 "일단 연장하는 것으로 정부가 검토를 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 우리와 신뢰가 결여됐고, 안보문제로 수출규제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이 연계가 돼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