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이후 국회가 탄핵소추안(탄핵안)을 가결하면서 우려됐던 외교 차질이 현실화했다. 외교 최전선에서 뛰는 재외공관장들의 부임 절차가 사실상 '멈춤' 상태다.
17일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 10월 주중국대사로 내정됐던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중국 정부의 아그레망(외교 사절에 대한 주재국 동의)을 이미 받았지만 단기간내 부임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명전권대사는 본국 국가원수로부터 신임장을 받은 뒤 이를 주재국 정상에 제정해야만 외교 활동을 할 수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법률상으로는 대통령의 외교 권한 전부를 넘겨받았지만, 직업 외교관도 아닌 특임공관장의 신임장을 수여하는 것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김 전 실장은 탄핵 심판 절차가 진행 중인 윤 대통령이 직접 발탁한 인사이기 때문에 중국에서 우리가 김 전 실장을 보내는 것 자체를 외교적 결례로 여길 여지도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실장 부임과 관련해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 검토해 봐야 한다"며 "지금 확실히 말하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중국뿐만이 아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이탈리아, 세르비아, 네덜란드, 불가리아 등 국가가 현재 대사 공석 상태다. 차기 내정자가 아그레망 부여 등 절차를 밟던 와중에 한국이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 경우들이다. 한 권한대행이 이를 계속 방치할 경우 대사 공석 상태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김 전 실장과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직업 외교관 부임 절차의 경우 향후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2016~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직무 정지 후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주오스트리아, 주카자흐스탄 대사에 자신의 명의로 신임장을 수여한 바 있다. 모두 직업 외교관이 대사로 부임한 경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