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행 '내란특검법' 재차 거부권…"재판 통해 진실 규명 우선"

세종=박광범 기자
2025.01.3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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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기재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란특검법'(윤석열 정부의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에 대해 다시 한번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별도 특검보단 현재 진행 중인 재판절차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게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로써 최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은 7개로 늘어났다.

최 권한대행은 3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현 시점에서는 새로운 수사기관을 만들기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재판절차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공정하게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권한대행으로서 헌법 질서와 국익의 수호, 또한 당면한 위기 대응의 절박함과 국민들의 바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특검 법안에 대해 재의 요청을 드리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최 권한대행은 지난달 31일 야당이 처리한 1차 '내란 특검법'에 대해 재의를 요구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철저한 진상규명과 특검법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특검은 삼권분립의 예외적 제도인 만큼 더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며 여야가 합의해 위헌적인 요소가 없는 특검법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지난 17일 야당 주도로 내란특검법 수정안을 다시 처리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수정안에서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추천하도록 하고 수사대상도 외환 혐의와 내란 선전·선동 혐의 등을 삭제하는 등 여당이 요구한 내용을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수정안도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을 모두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실상 수사대상과 범위가 무한대라고 주장하며 최 권한대행에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했다.

최 권한대행은 "내란특검법은 이전에 정부로 이송돼 왔던 특검 법안에 비해 일부 위헌적인 요소가 보완됐다"면서도 "이전 특검 법안과 동일하게 여야 합의 없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앞서 1차 내란특검법 재의요구 당시 여야 합의를 통한 특검법 마련을 촉구한 데 반해 이번엔 특검 필요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특검은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의심되는 경우에 한해 보충적이고 예외적으로 도입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군경 핵심인물들이 대부분 구속기소되고 재판절차가 본격 시작된 만큼 사법절차 진행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가기밀 유출 가능성도 재의요구권 행사의 근거로 들었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 특검 법안에 비해 일부 보완됐지만 여전히 내용적으로 위헌적 요소가 있고 국가기밀 유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헌법질서와 국익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며 "특히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을 반영해 수색 및 검증까지 제한하는 강한 보호규정을 두고 있는 '위치와 장소에 관한 국가기밀'은 한번 유출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가적 조치로 얻을 수 있는 실익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함께 균형있게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며 "자칫 정상적인 군사작전까지 수사대상이 될 경우 북한도발에 대비한 군사대비태세가 위축될 수 있고 군의 사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의요구권 행사로 최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을 맡은 뒤 약 한 달 간 재의를 요구한 법안은 7개로 늘어났다. 앞서 최 권한대행은 △내란일반특검법(1차 내란특검법) △김여사특검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방송법 개정안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최 권한대행은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과 미국 신정부 출범 등 대외적 리스크와 함께 경제 성장세 둔화 및 내수와 고용의 위축 등 수많은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부의 간곡한 요청을 이해해 주시고 국회에서 대승적 논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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