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투자자 많은데 제도는 방임적"…민주당, 가상자산 정책 점검

오문영 기자
2025.03.06 15:34

[the300]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트럼프 2.0 크립토 금융시대, 대한민국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집권플랜본부 공개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비트코인의 외환보유고 편입과 실물자산 토큰화 등을 포함한 가상자산 정책 점검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는 차원이다. 조기 대선을 예상하고 당 공약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작업으로도 풀이된다.

민주당 집권플랜본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트럼프 2.0 크립토 금융시대 대한민국의 대응 전략'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집권플랜본부는 민주당의 집권 이후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꾸려진 당내 조직으로 김민석 최고위원이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다양한 가상자산 정책과 공약이 있었지만 실제로 구체화되거나 진행된 게 없다"며 "당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과 연동해서 봐야 하고, 국가별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논의할 내용이 많다. 포괄적 문제 제기와 함께 정책 방향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욱 민주당 집권플랜본부 총괄부본부장도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가상자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고,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가상자산 거래 규모가 5위일 정도로 활성화돼 있고, 투자자가 많은데 제도는 방임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부 당국이 대책 없이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집권플랜본부 K먹사니즘본부장인 주형철 전 경기연구원장은 "이미 세계 각국은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흡수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정책 방향이 가상자산에 대한 우려에 대한 대응과 소비자 보호 중심이었으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제는 리스크를 관리하며 장점을 취하는 전략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트럼프 2.0 크립토 금융시대, 대한민국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집권플랜본부 공개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 제공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를 필두로 글로벌 금융 패권 전쟁이 시작됐다며 우리나라도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금융을 정책적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SNS(소셜서비스)를 통해 디지털자산에 관한 행정명령을 통해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전략 비축 가상자산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등이 포함됐다.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글로벌 기업과 금융기관이 디지털 시스템을 활용하게 되면 전통적 기업이 많은 한국의 역할은 축소될 수 있다"며 "크립토(가상화폐) 금융을 활용해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고, 스테이블코인(기존 화폐에 고정 가치로 발행되는 암호화폐) 기반 인프라 구축을 검토하는 등 금융 혁신을 통해 지속이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완화 필요성도 거론됐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도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디지털 자산을 관리해야 할 위험으로 생각해 왔는데 성장 옵션이라고 본다"며 게임 산업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현재 게임 산업에서 중국이 1등인데 중국 정부는 디지털 자산 분야에 보수적인 입장"이라며 "이 점을 역으로 활용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게임과 콘텐츠를 허용·지원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했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는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운용하는 외환보유고에 비트코인을 일부 포함하는 것이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비트코인이 탈중앙화돼 있어 특정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아 국가 간 외환보유고 구성에 새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미국이 비트코인을 외환보유고의 일부로 공식 인정할 경우에 대해 사전 검토 없이 대응하면 전략적 판단이 늦어질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집권플랜본부는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댕 내외 공론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일각에선 집권플랜본부 내 논의가 향후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공약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가상자산 과세 공제 한도 상향, 토큰증권의 발행·공개 추진 등을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디지털 금융 생태계와 토큰증권의 융합' 세미나 축사에서 "디지털 금융의 활성화가 장기적으로 고부가가치 금융산업과 혁신경제 성장을 견인할 전략적 전환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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