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전투기 민가 오폭사고를 낸 조종사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지휘관 2명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추가 형사 입건됐다.
14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 조사본부는 최근 공군 지휘관 2명에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해 형사 입건하고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날 '오폭사고 관련 수사결과'와 관련해 조종사들의 좌표 오입력에 더해 지휘관의 관리·감독 태만이 사고의 원인 중 하나라는 기존 공군의 조사결과를 재확인했다. 지휘관들에겐 "조종사들과 공범"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조사본부 관계자는 "전대장(대령)과 대대장(중령)은 규정에 따라 조종사들의 훈련 준비상태를 확인·감독해야 함에도 실무장 훈련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실무장 계획서 미확인, 세부 훈련계획에 대한 감독 및 안전대책 수립과 비행준비 상태 점검을 소홀히 했다"며 "지휘관리·안전통제 부분에서 오폭사고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확인돼 추가로 형사 입건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전대장과 대대장 등 지휘관 2명은 조종사들의 공범으로 추가 입건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사고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표적 좌표 오입력으로, 조종사 2명의 과실이 훨씬 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고 관련 상황 보고 지연 및 조치 미흡 등의 과실이 식별된 9명은 비위통보, 공군작전사령관은 오폭사고에 대한 지휘책임과 보고 미흡 등에 따라 경고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달 10일 오폭사고 관련 수사본부를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조종사들의 '좌표 오입력'이 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파악됐다. 조종사 2명은 지난달 13일 국방부 조사본부로부터 업무상 과실치상과 군용시설 손괴죄 혐의를 적용받아 형사 입건됐다.
이들 KF-16 조종사 2명은 지난달 6일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약 10㎞ 떨어진 민가에 MK-82 폭탄을 4발씩 총 8발 떨어뜨렸다. 당시 조종사 2명은 경도 좌표는 정확히 입력했지만 위도 좌표를 'XX 05.XXX'이 아닌 'XX 00.XXX'으로 잘못 입력했다.
전투기는 조종사가 좌표를 입력하면 고도까지 자동 산출된다. 당시 오입력된 좌표의 고도가 약 500피트(152m)로 잘못 산출됐는데, 고도는 훈련계획서상의 2000피트(610m)로 수정했다고 한다.
좌표와 고도 가운데 최소 하나의 정보는 잘못 입력된 사실을 조종사들이 사전 인지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좌표 오입력 배경이 자신들의 실수가 아닌 전투기 기계 등의 결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공군의 민가 오폭사고로 부상자 38명, 재산 피해 166건이 발생했다. 당시 조종사들이 고도를 수정하지 않았더라면 폭탄은 5층짜리 군인아파트 4개 동이 들어선 곳에 떨어질 수 있었다.
이번에 형사 입건된 조종사 2명과 지휘관 2명은 수사가 끝난 뒤 군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