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에 '역대 최다표' 줬지만 '과반'은 안 준 절묘한 민심

차현아 기자
2025.06.04 17:00

[the300]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인선발표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로는 김민석 국회의원, 국정원장 후보자로는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지명됐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는 강훈식 국회의원, 안보실장에는 위성락 국회의원이 임명됐고, 경호처장은 황인권 전 육군 대장, 대변인은 강유정 국회의원이 임명됐다. 2025.6.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역대 최대 득표로 당선됐지만, 민심은 과반 득표까진 허락하지 않았다. 사상 최대 득표 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심판하고, 내란 종식과 민생 회복에 힘써달라는 국민의 열망이 담긴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과반의 압도적인 표까지 몰아주지 않은 것에는 상대 진영을 존중하는 국민통합의 리더십을 보여달라는 기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개표 종료 결과 총 1728만7513표, 49.42%의 득표를 기록했다. 이는 3년 전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얻은 1639만4815표를 뛰어넘는 수치로 역대 대선 가운데 최다 득표다.

또 이 대통령의 득표율은 역대 진보 대통령 당선자 중에서 가장 높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48.91%, 문재인 전 대통령은 41.08%을 기록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21대 대선에서 남긴 신기록은 또 있다.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 중 부산 지역에서 최고 득표율(40.14%)을 올렸다. 부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40% 고지를 넘은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에서 29.85%를,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부산에서 18대와 19대 대선에서 각각 39.87%, 38.71%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두 전직 대통령 모두 PK(부산·울산·경남) 출신인 반면 이 대통령은 경북 안동 출신이다.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부산에서의 기록이 동서로 나뉜 지역 통합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이재성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부산은 40%라는 심리적 장벽이 있었는데 이번 대선에는 진보 유권자 모두 투표장으로 나와 결집한 게 40% 돌파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는 해양수산부, 해운업체 HMM의 이전, 동남권투자은행 설립 등 지역맞춤형 공약을 꼽았다. 이 위원장은 "이 대통령을 향해 독재다, 위험하다는 등 보수 진영의 공격이 있었지만 그에 맞서 이 대통령이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은 것이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도 "이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정상화된 나라였을 것"이라며 "그에 맞게 이 대통령이 소신있는 정책 행보를 보여주길 바라지 않겠나"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경호처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04.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다만 민주당 등 여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와 달리 실제 득표율이 과반(50%)을 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과반을 넘느냐가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였다"며 "넘는다면 그만큼 임기 초반에 강하게 주요 국정과제를 끌고 갈 수 있을 것이고, 넘지 못하면 여당과의 화합과 협치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진보 논객으로 평가받는 유시민 작가는 3일 MBC 개표방송에 출연해 "(김문수 국민의힘 전 대선후보가 출구조사에서) 40% 턱걸이까지 표를 얻었다"며 "그럼 (국민의힘이) '한 번 해볼 만하다'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 중에서 내란특검법이 발효되고 수사가 시작되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분들이 여럿 있는 것 같다"며 "(문제를) 밝혀가는 과정에서 입건되거나 그러면 야당 탄압이나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맞설, 저항할 가능성이 커진다"고도 전망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과반이 넘지 않았다는 건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경계심,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우려, 보수의 견고함을 보여준 것"이라며 "힘 자랑하고 있다는 느낌의 개혁은 최대한 미루고 국민으로부터 박수받는 개혁을 우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를 찾아 취임 선서를 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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