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팔자" 중국산 싸구려 '합성 니코틴' 밀물…규제 구멍 노렸다

민동훈 기자
2025.09.10 09:11

[the30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강원지원 대강의실에서 진행되는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안전실태조사 브리핑에 앞서 직원이 메틸니코틴 검출 액상 전자담배를 보여주고 있다. 2025.03.26. 20hwan@newsis.com /사진=이영환

담뱃잎이 아닌 화학물질 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중국산 '합성 니코틴'의 수입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담배 원료로 사용되는 '합성 니코틴'은 중국 업체들이 자국 내 규제 강화로 판로가 막히자 관련 규제가 느슨한 한국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담뱃잎에서 추출하는 천연니코틴과 달리 화학적 합성을 통해 공장에서 제조되는 합성 니코틴이 담배사업법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만큼 관련법 개정을 통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부산 남구)이 9일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로 수입되는 합성 니코틴 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98%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합성 니코틴의 국내 총수입량은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458톤, 수입액은 약 1137억 원에 달했다. 2021년도에 58톤이었던 수입량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532톤으로 8배가 급증했다. 올해는 8월까지 수입량은 지난해 연간 수입량에 육박하는 491톤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연금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3.20.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특히 박수영 의원실 분석 결과 올해 국내 수입 합성 니코틴 중 98%, 지난해에는 97%가 중국산이었다. 중국산 합성 니코틴은 2022년까지는 연간 수입량이 61톤(58억원)으로 총수입량의 60% 수준이었으나 2023년을 기점으로 2.5배 급증해 지난해에는 515톤(419억원), 올해엔 481톤(348억원)에 달했다.

중국이 2022년 말부터 담배 연초 잎을 원료로 하지 않은 합성 니코틴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에 나서자 저가의 중국산 물량이 우리나라로 몰려 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국내 업자들은 저가의 중국산 합성 니코틴을 대량으로 사재기해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합성 니코틴은 담배 연초 잎 대신 화학물질 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니코틴으로 주로 액상 전자담배 등에 사용된다. 하지만 합성 니코틴은 담배 연초 잎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지 않기 때문에, 현재 국내법 상 담배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행 담배사업법상 '담배'란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

제공 :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

합성니코틴 규제 논의는 2016년부터 이어졌지만 업계 반발과 정치권 이견으로 10년 가까이 표류 상태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합성니코틴의 유해성이 확인됐다. 당시 보건복지부가 합성 니코틴 원액에 들어가는 69개 항목을 조사한 결과 연초 니코틴보다 1.9배 많은 유해물질(발암성 및 생식독성 등)이 검출됐다.

세금과 규제를 피해 유통되는 합성니코틴 제품으로 세수 손실도 적잖다. 과세 대상에서 빠진 전자담배 사용이 늘면서 담뱃세 수입은 줄어드는 추세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합성니코틴에 세금을 부과하지 못한 미징수액은 3조3895억원에 달한다. 합성니코틴에 담배소비세를 적용할 경우 연간 약 9300억원의 세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박수영 의원은 "청소년을 포함한 국민의 건강에 여러 해악을 끼치는 합성 니코틴이 중국 규제를 피해 규제 사각지대 대한민국으로 대거 수입됐다는 것은 부끄러운 사실"이라며 "합성 니코틴 등 액상 전자담배가 하루 빨리 담배로 분류돼야 국민 건강을 지키고 연간 1조원 가까운 세수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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