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부 정부 업무시스템이 마비된 가운데 "취약 계층 지원, 여권 발급 등 중요 민생 관련 시스템 복원은 밤을 새워서라도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하길 바란다"고 했다. 또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국정자원 화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회의에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하정우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 등이 참석했다. 또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참석했다. 민간에서 김동준 NHN 클라우드 전무, 이상준 네이버 클라우드 CIO(최고투자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말씀에서 사과로 입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국정자원에서 발생한 화재 피해가 매우 크다. 현재 핵심 보안 장비는 재가동을 시작했다는데 일부 전산 시스템이 여전히 복구 진행 중"이라며 "이번 화재 때문에 국민들께서 큰 불편과 불안을 겪고 있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했다. 또 "높은 시민의식을 발휘해 차분하게 정부 대응에 힘을 모아주시고 계신데 대해서도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추석을 앞두고 우편, 택배, 금융 이용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관계 부처들은 국민의 불편과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생활 밀접 시스템의 신속한 복구 그리고 가동에 총력을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며 "정부의 대처와 복구 현황을 신속, 투명하게 국민들께 공개하고, 복구에 시간이 더 필요한 부분은 대체 방안을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적극 안내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 분야와의 협력 체제도 촘촘하게 구축해 달라는 부탁을 드린다"며 "전산 시스템 문제로 납세, 계약 등의 행정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국민이 혹여라도 부당하게 불이익 당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 대응책 마련도 주문했다. 특히 중요 행정망 관련 이중 운영 체계가 준비돼 있지 않았단 점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이 상황을 계속 체크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상식적으로 보면 화재나 아니면 장애가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일은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렇게 중요한 국가 기관망은 외부적 요인으로 훼손될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중 운영 체계를 당연히 유지해야 되는데 아예 그 시스템 자체가 없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시간 안에 복구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는데, 3시간은커녕 지금 이틀이 다 되도록 복구가 안 되지 않나"라며 "물론 화재 진압이 된 다음부터 치더라도 그 시간은 한참 지났다. 이중 운영 체계도 당연히 필요한데, 왜 지금까지 그걸 준비하지 않고 있었는지, 이 문제도 정확하게 한번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놀라운 사실은 지난 2023년에도 대규모 전산망 장애 사태로 큰 피해가 발생한 바가 있다"며 "그런데 이번 화재도 양상이 매우 유사하다라는 지적이 많다. 2년이 지나도록 핵심 국가 전산망 보호를 게을리해서 막심한 장애를 초래한 것은 아닌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번 화재가 국가 행정망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근원적인 중장기 해결 방안을 조속하게 마련해야 되겠다"며 "필요한 예산과 인력의 확충 역시 신속하게 추진해야되겠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기본적으로 국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향후 운영을 잘하고 더 나은 정책을 만들면 된다고 판단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곳곳에, 아예 국가 운영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전 부처가 나서서 최소한 안전 보안 시설에 관한 부분은 아예 밑바닥부터, 원점에서부터 혹여라도 문제가 없는지 근본적인 조사를 전 부처를 통해서, 전 시설에 대해 최대한 신속하게 해 보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언제나 안전이나 보안 문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비하는 게 맞다"며 "돈이 든다는 이유로, 또다른 불편함이 있다는 이유로 필요하지만 하지 않는 것은 결코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예측 가능한 일이 실제로 벌어졌고, 대비책은 아예 없었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각 부처를 독려해서 원점에서부터, 기초부터 철저히 점검해 혹여라도 문제 요인이 있는지 다 조새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