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상반된 민심 평가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개혁과제, 민생경제에 힘써달라는 당부가 주를 이뤘다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무능과 오만으로 불안만 가득한 한가위였다고 혹평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추석 민심'이라는 제목의 글을 잇달아 올리며 추석 민심을 전하고 개혁 과제 추진과 민생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은) 나라를 좀먹는 자들이다. 개혁은 확실하게 빨리 해치워라. 언제까지 시간을 끌 것이냐"고 말했다고 전했고, 서울 마포의 한 상인은 "민생회복소비쿠폰 같은 정책을 자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명 정부 4개월에 대한 추석 민심 평가는 '앞으로의 4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 대한민국 정상화의 시간'이었다"며 "민주당은 더 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집권 여당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내란 청산과 민생경제 회복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고 했다. 전 최고위원은 "완전한 내란 종식이 국민의 명령임에도 국민의힘은 뻔뻔하게 조직적으로 특검 수사를 방해한다"며 "정부의 심폐소생술로 되살아나고 있는 민생경제도 완전한 회복 단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해 뉴스 볼 맛이 난다' '이 대통령을 잘 보좌하라' '민생회복소비쿠폰 덕에 혜택을 봤지만 아직은 부족하게 느껴지니 더 노력해달라'는 말씀을 들었다"며 "이재명 정부가 실용 정책과 민생회복 정책을 잘 펴고 있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말씀도 하셨다"고 밝혔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민심은 불안 일색이었다고 평가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심은 한마디로 '정말 살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며 "민생회복소비쿠폰은 반짝 효과였고 이로 인해 물가는 오르고 있다. 국채 발행 규모는 내년에 3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도 진전이 없고, 나날이 오르는 집값에 국민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는 지경"이라며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막가는 행태에 국민들 분노와 불안을 폭발 직전"이라고 말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높은 물가와 경기 둔화로 인한 고통 등 대외 여건 악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즐거움보다 원성이 더 높았던 연휴가 되고 말았다"고 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같은 자리에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의 정치 보복, 내란 선동 나아가 일당독재 체제 구축에 올인하는 현실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야가 추석 민심을 두고 엇갈린 입장을 보인 것은 경색된 정국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이에 연휴 전 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이어지며 경색됐던 정국이 연휴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민주당이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를, 국민의힘이 대미 관세 협상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각각 제안했지만 이 역시 성과를 낼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여야는 연휴 동안에도 이 대통령 부부의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지난달 28일 촬영)을 두고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국민의힘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국가 전산망이 마비된 상황에서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녹화는 부적절했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대통령의 사태 대응엔 문제가 없었으며 예능은 K-푸드 홍보 차원이었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서로를 고소·고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