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김정은, 트럼프와 회담 가능성 낮은 이유 '셋'

김인한 기자
2025.10.19 12:12

[the300] 美 CNN, 트럼프 행정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논의했다고 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센토사 섬 내 카펠라 호텔에서 합의문에 서명한 후 웃고 있다. / 사진=머니투데이DB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깜짝 회동'할 가능성은 3가지 관점에서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첫째, 과거 북미 정상회담이 세 차례 실패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새로운 회담은 일정 부분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북중러 삼각 연대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유리한 지정학적 환경이다. 마지막으로 추후 있을지 모르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몸값 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N 방송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 김 위원장을 만나는 방안을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이 비공개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정상 간 회동 가능성을 논의해왔지만 실제 회담의 진행에 필요한 진지한 계획은 전혀 세우지 않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등을 담은 합의문을 도출했다. 그러나 두 정상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와 같은해 9월 판문점에서 만났으나 비핵화 협상에서 이견을 보이며 '빈손'으로 회담을 마무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 뒤 취재진을 만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큰 핵 국가이고 매우 스마트하다"고 말하고 있다. / AFP=뉴스1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전제는 일정 부분의 '성과'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하노이 정상회담 실패에 따라 절대 권위를 갖는 수령의 오판을 반복해선 안 되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트럼프와의 만남은 '무조건 성과가 있는' 구조가 돼버렸다"고 했다.

이어 "따라서 회담 성사의 필수조건으로 양측 실무팀 사이의 정교한 사전 조율이 더욱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북미 간 실무 협상 징후는 전무하다"며 "김정은과 트럼프의 전격 회동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해 6월 러시아와 사실상 동맹 관계를 맺은 뒤 경제·군사·사회 등 전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고, 최근 중국과 연대에 나선 점도 미국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낮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대 석좌교수는 "북중러 연대가 견고해지는 국면에서 북미 깜짝 회동 가능성이 적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양 석좌교수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방중시 중국은 북미 정상회담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진핑 주석 방한과 미중 회담에 따른 시선이 북미 회담으로 분산되는 것은 중국 측 입장에서 흥미롭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낮은 또 다른 이유는 김 위원장의 발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 "시간은 우리 편"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우리에게는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비핵화' 논의만 없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임 교수는 "북한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국과의 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동결 또는 군축 협상을 통해 제재 완화와 안보 보장을 얻으려는 전략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김정은은 지금 가장 유리한 위치에 앉아 있다고 느낄 것"이라며 "그는 미국과 만나기를 서두르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같은 외교적 성과를 위해 회담을 더 원할 것이라고 여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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