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이 곳을 10번 오셨다고 합니다. 혹여 있을 수 있는 경호, 안전, 통신, 편의시설에 대해 꼼꼼히 잘 챙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경북 경주시에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폐막 후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APEC 정상회의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던 지난 2005년 이후 2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렸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취임 첫 해에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국제 행사를 큰 문제 없이 마쳤다.
특히 지난 2023년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렸던 국제행사인 '세계스카우트잼버리'(잼버리) 대회가 위생, 폭염, 해충 등 총체적 부실로 비판받았던 것에 비하면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성료해 한국이 2년 전 '잼버리 악몽'을 떨쳤다는 평가다.
새 정부는 집권 첫 해부터 치러야 했던 APEC 정상회의 준비에 신경썼다. 이 대통령이 거론했듯 김 총리는 지난 7월 초 취임한 후 APEC 주간 행사 전까지 총 8차례 현장 점검을, 행사 주간에는 총 두 차례 현장 방문을 했다.
김 총리는 준비 기간 막판에는 직접 김해공항에 도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APEC 회원국 정상들이 이동하게 될 동선을 미리 따라가며 회의장과 만찬장 제반 인프라, 수송·교통, 치안·안전, 문화 컨텐츠, 숙소 현황까지 꼼꼼히 살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저희가 안전과 경호 문제에 특별히 신경썼는데 잘 정리됐다"며 "교통문제도 걱정됐는데 큰 문제 없이 잘 처리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을 포함한 APEC 회원국 정상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행사가 안전하게 마무리되는 데 기여한 숨은 공신은 빈틈 없는 경호·안전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한 대통령경호처(이하 경호처)다.
경호처는 황인권 경호처장을 단장으로 한 경호안전통제단을 중심으로 △국가정보원 △국방부 △경찰청 △소방청 △해양경찰청과 함께 APEC 경호안전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이행 상황을 수시로 점검했다. 지난달에는 경호안전종합상황실을 차리고 정상회의 기간 중 있을 수 있는 안전과 치안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하도록 했다.
경찰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하루 최대 1만9000여 명의 경력을 투입할 수 있는 비상태세를 유지했다. 국방부는 APEC을 위해 총 3900여 명의 병력과 주요 장비를 투입해 주로 경주 외곽 지역 경비를 맡았다.
재계도 성공적인 행사를 열어 국격을 높이도록 일조했다. 각국 정상들과 글로벌 기업인 등을 포함해 2만 여 명이 찾을 것으로 알려졌던 APEC 행사 준비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외빈맞이에 걸맞은 숙소를 마련하는 일이었다. 경주 내에 충분한 고급 숙소가 확보되지 않자 대한상공회의소는 포항 영일만항에 7만톤급 선박(850개 객실)과 2만6000톤급 선박(250개 객실)을 정박시키고 경제인 숙소로 활용하는 '묘안'을 냈다. 크루즈(대형 여객선)를 호텔로 활용한 것이다.
APEC 정상회의에 앞서 개막한 APEC CEO 서밋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700명의 글로벌 경제 리더들이 초청돼 본행사의 흥행 가능성을 높였다. 우리 기업인들도 대거 참석해 각국 CEO들과 네트워킹을 다졌다.
한편 회의 기간 중 한 외신에서 경주의 숙소 부족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외교부는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정상회의 기간 중 2만 명이 투숙 가능한 숙박시설을 민관협력을 통해 확보했다"며 "회원국 대표단과 기업인, 기자단 등이 불편함 없이 머물 수 있도록 모든 정비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