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본회의에서 가맹점 사업자들의 단체 협상을 허용하는 가맹사업법(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 개정안이 처리된다. 하급심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3건의 민생 법안도 상정된다.
그러나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관련 법안에 반발하는 국민의힘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어 민생 법안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12월 임시국회 일정을 논의했다.
이날 여야는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기간 연장,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 감사원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또 11일 본회의에 △하급심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은행 법정 출연금 등 법적 비용을 가산금리에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 △접경 지역 내 대북 전단 살포 풍선 등에 대한 경찰의 단속 근거를 마련한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 등을 상정키로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날 합의에도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종전의 입장은 유지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원내부대표는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사법파괴' 5대 악법, '입틀막' 3대 악법에 대한 정리가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해왔고 이 상황에서 해당 법들이 정리가 안 된 상황에서는 필리버스터를 계속 진행할 수밖에 없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문진석 민주당 수석원내부대표도 "민생법안과 비쟁점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중지를 요청했지만 야당은 필리버스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지속했다"며 "그 부분은 합의가 안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안은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 △법 왜곡죄 신설(형법 개정안) △대법관 증원과 법원행정처 폐지(법원조직법 개정안) △4심제(재판소원) 도입(헌법재판소법 개정안) △공수처 수사 범위 확대(공수처법 개정안) △혐오·차별 표현의 정당 현수막 규제(옥외광고물법) △유튜버 징벌적 손해배상제(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제한법(국회법 개정안) 등이다.
앞서 국회는 9일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 59개 법안을 상정했지만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에 막혀 표결을 하지 못했다.
필리버스터 대상이 된 가맹사업법에 대한 표결은 11일 본회의에서 진행된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지난 4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으로, 가맹점 사업자들이 가맹본부와 단체 협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국민의힘은 가맹사업법 표결 이후 상정되는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계획이다. 첫 주자로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 전략을 이어간다면 하루에 법안 1건씩만 처리할 수밖에 없다. 필리버스터는 24시간 경과 후 무기명 투표를 통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강제 종료할 수 있다.
이날 합의된 3건의 법안을 처리하려면 11일부터 14일까지 3박4일간 연달아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해외순방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이후 다시 본회의가 열리는 시점은 21∼2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합의에 따라 쟁점 법안의 최종 내용과 처리 순서는 변동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사법개혁 관련 법안의 연내 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 국민의힘뿐 아니라 조국혁신당도 반대하는 필리버스터 제한법,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을 두고 상정 시기와 내용을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여야가 협상의 끈을 이어가기로 한 만큼 12월 임시국회에서 극적으로 민생법안의 합의 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법사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뼈대로 하는 반도체특별법안(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대통령 소속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설치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및 기반 시설 조성과 지원 △전력과 용수, 도로망 등 산업기반 확충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및 인허가 지원 등을 뼈대로 한다.
쟁점이던 반도체업계 주 52시간 근로시간 예외 적용 문제에 대해 여야는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과 특성을 고려해 연구개발 인력의 근로시간 특례 등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소관 상임위에서 그 대안에 대해 계속 논의한다"는 부대의견을 달고 법안에서는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