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 위해 집 처분" 희귀질환 환우들 만난 이재명 대통령 "조세부담률 늘려야"

김성은 기자
2025.12.24 19:13

[the300]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희귀질환 환우·가족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2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우리가 선진국에 비해 조세부담률이 매우 낮습니다. 조세부담률을 전체적으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협의를 거쳐서 좀 늘려야 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오후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극복을 현실로, 희망을 일상으로'라는 이름으로 열린 '희귀질환 환우·가족 현장소통'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희귀질환 환우 및 그 가족들이 약 40명 참석했고 정부에서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임승관 질병청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 문진영 사회수석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혜경 여사와 함께 간담회에 참석해 환우 및 그 가족들과 면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드 랑즈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의 어머니로부터 "아이를 24시간 밀착케어하는 어려움이 많은데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너무 감사하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을) 좀 늘렸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고 "국가 행정을 총책임지는 입장에서 보면 정해진 재원을 갖고 가장 중요하고 가장 급한 데부터 집행해 나가는데 지금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시간을 늘려달라는 민원은 희귀질환 환자들 뿐만 아니라 장애인 사회 전반의 요구"라고 말했다.

드 랑즈 증후군은 출생 전후 성장 지연, 머리 얼굴 부분의 특징적인 외모, 팔과 손의 기형, 지적 장애 등 다양한 선천성 기형이 나타나는 희귀유전 질환이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원을) 최대한 늘려보긴 하겠지만 정해진 예산 범위 내에서 해야 되는 것이라서 가용한 예산을 늘리는 일, 결국 국가 경제 볼륨을 키우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두번째는 세수를, 사회 구성원들 사이 협의를 거쳐 좀 늘려야 한다. 선진국 조세 부담률이 24%, 우리가 현재 17%까지 떨어졌는데 다시 아마 좀 올라가긴 할 것이다. 저희가 조세 감면된 것을 원상복구해 좀 올라가는데 하여튼 그것도 좀 올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출 항목 중에서는 불요불급한 것, 쓸데없이 낭비되거나 특혜적으로 지출되는 부분을 최대한 골라내는 중"이라며 "그렇게 하면, 좀 여력이 생기면 우리 (환우) 어머니처럼 꼭 필요한 분야에 지출을 좀 더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열린 희귀질환 환우·가족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24. photocdj@newsis.com /사진=

또 다른 환우의 어머니는 이 대통령에게 2026년 시범사업 종료 예정인 "활동지원사 가족지원제도를 종료하지 않고 이어가달라"고 요청했다. '가족에 의한 장애인활동지원' 제도는 지난 2024년 11월부터 최중증 발달장애인, 희귀질환자 대상으로 2026년 10월까지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 중이다. 활동지원서비스는 가족이 아닌 타인인 활동지원사에 의해 서비스 제공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이 제도는 활동지원사가 연계되지 못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던 장애인에게 가족에 의한 활동지원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 문제는 사실 저도 판단이 잘 안 서는 영역이던데 가족의 부양 의무와 국가의 보호 의무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냐"라며 "개인들의 보호의무, 부양의무와 국가의 보호 의무가 어느 정도 절충해야 하는데 결국 그건 또 재정능력에 달려있는 것 같다. 쉽지 않은 의제"라고 했다.

이밖에도 이날 이 대통령을 향해 다양한 요청들이 이어졌다.

희귀유전질환 'XLH'를 30년간 앓아온 한 여성 환우는 이 대통령에게 "부모님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까지 처분하시며 매달 1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치료제를 투약해 주고 있다"며 "치료비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대통령께서 약속하셨다. 그 약속이 이번 크리스마스에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XLH는 인산이 체내에서 적절히 재흡수되지 않아 혈중 인산 농도가 낮아지는 희귀 유전성 대사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또 희귀 안질환을 앓고 있는 한 환우의 아버지는 "유전자 세포 치료 관련 인프라와 환자 중심의 임상 연구가 잘 될 수 있게 지원해줄 것을 당부드린다"며 "신생아선별검사 및 영유아 검진에서 신생아 안전 검사, 담도 폐색증을 발견하기 위한 검사 카드 보급, 근육병 아이들을 위한 검사 실시, 저이상혈전증 발견을 위한 구감검진을 지금 재원과 민간을 활요하면 바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서울과 경기는 장애인 기저귀 지원이 50% 되는데 다른 지역도 동일하게 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희귀질환 환우·가족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24. photocdj@newsis.com /사진=

당원병을 앓고 있는 환우의 한 부친은 "희귀질환은 대부분 치료제가 없어 아이 케어를 위해 부모 중 한 명은 직업을 버리면서 수익은 반으로 줄고 케어를 위한 비용 부담은 배로 늘어 경제적 이중고에 쌓인다"며 "희귀질환 산정특례 개인 부담률을 조금만 낮춰달라. 현재 본인 부담비율이 10%인데 암환자와 동일한 5% 수준이라도 된다면 희귀질환 가족의 삶이 전반적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희귀질환 산정특례는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제도로 희귀질환자 등의 부담 완화를 위해 본인부담금을 경감해주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개인이 극복하기 어려운, 개인이 극복할 수 없는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함께 노력하는 게 국가공동체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 (국민들이) 세금도 열심히 낸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들도 더 많이 찾아서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희귀질환자에 대한 치료보장 문제는 여러분 개인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문제일 것"이라며 "새로운 정부에서는 희귀질환자에 대한 치료지원, 진단지원 또는 복지지원 등에 대한 많은 개선책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희귀질환 산정특례 제도 개선과 관련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정과제에도 본인 부담금을 낮추겠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서 저희가 세부 이행방안을 만들고 있다"며 "재정추계를 좀 해서 한꺼번에 5%로 할지, 아니면 단계적으로 할지 세부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열린 희귀질환 환우·가족 간담회에서 환우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12.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열린 희귀질환 환우·가족 간담회에서 환우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12.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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