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위법한 명령을 따르지 않았던 김문상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작전차장(대령)이 준장으로 진급하는 등 118명의 장성 진급 인사가 이뤄졌다. 계엄에 가담한 이들 대다수가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점을 고려해 비육사 출신이 대거 약진했다.
국방부는 9일 소장 이하 장군 인사를 단행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 대령 77명, 준장 41명이 각각 준장과 소장으로 진급했다. 이번 인사에선 역대 최대의 비육사 출신 진급이 이뤄졌다.
육군 준장 진급자 중 비육사 출신 비중은 직전 인사 당시 25%였지만 43%로 대폭 늘어났다. 육군 소장 진급자도 20%에서 41%로 증가했다. 공군 준장 진급자 가운데 비조종 병과 비율도 25%에서 45%로 확대됐다. 여군은 2002년 여군 첫 장군 진급 후 최대인 준장 4명, 소장 1명이 보임됐다.
공군 전투기 후방석 조종사 출신인 김헌중 준장은 전투기 무장·항법·비행 등 임무를 수행하는 후방석 지속요원으로는 1990년대 이후 최초로 소장으로 진급했다. 박성순 해병대 소장은 기갑 병과 출신으로는 첫 사단장에 보직됐다.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조사했던 박정훈 국방부 조사본부 차장직무대리(해병대 대령)도 준장으로 진급했다. 박 준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채상병 순직 사건을 조사하던 도중 상관의 명령을 거부해 항명했다는 혐의 등으로 군사재판을 받으며 고초를 겪은 인물이다.
계엄 당시 위법한 명령을 따르지 않았던 김문상 수방사 작전차장도 이번에 장군(준장)으로 진급해 합동참모본부 민군작전부장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김 준장은 비상계엄 당시 특전사 헬기의 서울 공역 진입을 세차례 거부해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지연시킨 인사다.
반면 계엄 당시 충남 계룡대에서 서울로 향하는 이른바 '계엄버스'에 탑승한 육군본부 인사들은 전원 승진 인사에서 제외됐다. 합참에서 계엄에 일부 관여한 의혹이 있는 이들 역시 모두 배제됐다.
국방부는 "이번 인사는 헌법과 국민에 대한 충성을 바탕으로 군인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사명감이 충만한 군대를 만들 수 있는 우수자 선발에 중점을 뒀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불안정한 국제안보 정세 속에서 한반도 방위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확고한 군사대비태세와 미래 전투력 발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역량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 군대 재건 기반 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일하는 인재'를 발탁하기 위해 출신, 병과, 특기 등에 구애됨 없이 다양한 영역에서 인재들을 선발했다"며 "군은 이번 인사를 통해 민의 군대로서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중을 받고 스스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