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데이터 고속도로가 뭐길래…한달에 주가 5배 대박난 미국주식

빛의 데이터 고속도로가 뭐길래…한달에 주가 5배 대박난 미국주식

반준환 기자
2026.06.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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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의 미국 스몰캡(25)]광 인터포저 전문기업, 포엣 테크놀로지(1/2)

[편집자주] 숫자 뒤 스토리를 읽어야 진짜 투자가 보입니다. 한국주식도 미국 스몰캡 생태계를 알면 α를 낼 수 있습니다. 기술의 언어를 투자의 언어로 풀어내는 전문기자와 글로벌 특화분석 원리서치의 투자 나침반으로 여러분을 안내하겠습니다. 반보(半步)만 앞서면 남들이 모르는 길이 보일겁니다. 난해한 기술주 투자, 이제 쉽고 재미있게 즐겨보세요.
반준환의_미국 스몰캡 컷
반준환의_미국 스몰캡 컷

엔비디아 GPU는 해마다 빨라진다. 그런데 그 GPU 수만 개를 한데 묶어 돌리려면 칩끼리 쉴 새 없이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데이터 통로다. 지금까지 데이터는 구리선을 타고 전기로 흘렀다. 전기는 빠르지만 거리가 멀어질수록 신호가 새고 열이 나고 전력을 잡아먹는다. 최근 일각에서 바닷물을 이용해 냉각을 하는 해상 AI 데이터센터 기술개발이 속도를 내는 이유다. 센터 규모가 커질수록 데이터 통로를 개선하는 문제는 이슈가 된다.

월스트리트가 작년까지 전력 병목(블룸에너지·나비타스)에 주목했다면 올해는 한 발 더 들어간 데이터 이동 병목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전기를 충분히 공급해도, 그 전기로 굴린 데이터가 칩 밖으로 못 빠져나가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구리선을 통해 전기를 흘려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전달하는 실리콘 포토닉스(광반도체)가 관심을 끌고 있다. 광반도체는 빛의 깜깍임으로 초고속 모르스 부호를 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빛은 전기보다 멀리, 더 많이, 더 적은 전력으로 데이터를 나른다. 광통신 속도는 이미 800기가비트(Gbps)를 넘어 1.6테라비트(Tbps)로 올라섰고, 6.4Tbps를 향해 달린다. 1.6Tbps면 4K 영화 수백 편을 1초에 보내는 속도다. 시장은 폭발하고 있다. 글로벌 실리콘 포토닉스 시장은 2025년 약 약 4조원(28억달러)에서 2030년 약 14조원(96억달러)로 커진다. 연평균 성장률(CAGR) 28~29%다. 시장조사기관 위센리서치·마켓츠앤마켓츠·모르도인텔리전스가 비슷한 숫자를 내놨다.

중요해지는 광통신, 광부품을 반도체처럼 찍어내는 기술로 주목받는 포잇

특히 칩 바로 옆에 광엔진을 붙이는 공동패키징광학(CPO) 분야가 가파르다. IDTechEx는 CPO 시장이 2026년부터 연 37% 성장해 2036년 약 29조원(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 엔비디아가 작년 GTC에서 CPO 기반 스위치(스펙트럼X·퀀텀X 포토닉스)를 공개하면서, 이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그런데 빛으로 옮기는 기술이 있어도 문제가 남는다. 광부품을 칩에 붙이는 조립 단계다. 레이저, 광검출기, 도파로 같은 미세 광부품을 칩 위에 정확히 정렬해야 하는데 이게 가장 어렵고 비싸다. 업계에선 이를 능동 정렬(active alignment)이라 부른다. 쉽게 말해 깜깜한 방에서 머리카락 굵기의 광섬유 두 가닥에서 나오는 빛을 한 치 오차 없이 마주 보게 맞추는 작업이다.

사람이 현미경을 보며 하나하나 손으로 맞춘다고 생각하면 난이도가 가늠된다. 여기에 광통신용 핵심 레이저(EML)마저 공급이 달린다. 수요는 폭증하는데 만드는 곳은 제한적이다. 병목 위에 병목이 쌓인 구조다.

이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한 회사가 나스닥 상장사 포엣 테크놀로지스(POET)다. 회장인 수레시 벤카테산은 세계 2위 파운드리였던 글로벌파운드리에서 기술개발 총괄(CTO·수석부사장)을 지내며 28나노 공정을 매출 제로에서 약 2조9000억원(20억달러)까지 키운 반도체 양산 전문가다. 그가 2015년 포엣에 합류해 실험실 기술이던 광 인터포저(Optical Interposer) 하나에 올인하도록 자원을 재편하면서 회사가 급속도로 성장했다.

포엣의 핵심 기술은 반도체 웨이퍼 위에 빛이 다니는 길(도파로)과 부품 자리를 미리 새겨두는 기술이다. 비유하자면 레고 베이스플레이트다. 부품을 끼울 홈이 이미 파여 있으니, 광부품을 갖다 놓기만 하면 저절로 정렬된다. 레이저, 변조기, 드라이버 칩 등 서로 다른 부품을 하나의 모듈에 미리 정렬해 얹는 구조다. 덕분에 가장 비싸고 까다롭다는 능동정렬 공정(빛을 맞추는 공정)이 필요없고 조립 단계와 부품 수, 검사 횟수가 함께 줄어든다.

양산력과 확장성도 강점이다. 기존 광패키징이 수공예 수준이었다면, 포엣은 광부품을 반도체 칩처럼 웨이퍼 단위로 한 번에 찍어낸다. 그래서 더 싸고, 전력을 덜 먹고, 크기도 작다. 회사는 이 플랫폼 하나로 100G에서 200G, 400G, 1.6테라비트(Tbps)까지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광원 유연성도 주목할 대목이다.

인정받은 기술력, 하지만 매출 14억원에 순손실 920억…

광통신 업체들은 레이저를 공급받아야 하는데, 최근 이 분야에서도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경쟁사들은 특정 레이저만 사용해야 하지만 포엣의 인터포저는 갈륨비소(GaAs)와 인듐인(InP) 등 다양한 광원을 끌어다 쓸 수 있다. 한 부품의 품귀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경쟁 환경은 만만치 않다. 위로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자체 기술로 시장을 끌고, 옆에는 AMD·엔비디아의 투자를 등에 업은 에이야랩스(Ayar Labs) 같은 스타트업이 있다. 에이야랩스는 2026년 3월 기업가치 5조4000억원(37.5억달러)을 인정받았다. 반면 포엣은 아직까지 빅테크의 직접 투자를 받지 못했다. 기술의 차별성은 인정받되 시장 점유율과 매출로는 아직 증명되지 않은 상태다.

포엣의 2025년 연간 매출은 약 약 14억원(100만달러)에 그쳤고, 순손실은 약 920억원(6300만달러)였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50만달러로 늘었지만, 여전히 실적이라 부르기엔 이르다. 지금의 포잇은 기술을 파는 회사에서 제품을 파는 회사로 넘어가는 길목에 서 있다. 긍정적 신호는 분명하다. 포엣은 2026년 광엔진 3만 개 이상을 출하하겠다고 밝혔다.

리튼(LITEON)·시버스(Sivers)·NTT·셈테크(Semtech) 등과 잇따라 협력을 맺었고, 한국 기업과도 손을 잡았다. 회사는 250만달러 규모 증자 등으로 실탄을 채워 2026년 1분기 말 현금 약 6200억원(4억3000만달러)를 확보했다. 말레이시아에 양산 거점도 짓고 있다.하지만 매출은 아직 미미하다.

이처럼 포엣은 전형적인 성장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은 스토리를 뒷받침하는 숫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독점적인 기술을 토대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실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한순간에 주가가 무너지는 회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점프UP 하느냐, 스러지느냐…올 하반기가 변곡점

실제로 올해 그런 일이 발생했다. 지난 4월말 마벨이 포엣에 줬던 발주를 전량 취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주가는 장중 45% 넘게 폭락했다. 단순한 고객 이탈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마벨은 포엣이 자신들의 주문·출하 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하는 등 비밀유지 의무를 어겼다는 점을 들어 발주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고객 집중 리스크에 더해 경영진의 거버넌스 문제가 함께 드러난 사건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포엣은 미국에서 증권 집단소송에 직면해 있다. 이달 말부터 법정공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인데 투자자들은 회사가 미국 세법상 PFIC(수동적 외국투자회사)로 분류될 가능성을 숨겼고, 임원이 핵심 고객과의 기밀유지 계약을 어기고 사업 내용을 공개해 피해를 입었다다고 주장한다. 소송에 패소한다면 회사에 큰 타격이다. 6월 들어 주가가 또다시 약세를 면치 못한 이유다.

2026년 광엔진 3만개 출하 약속을 지키느냐, 이탈한 마벨의 매출을 새 고객으로 메우고 그리고 집단소송을 어떻게 매듭짓느냐가 분기점이다. 빛으로 데이터를 나르는 시대는 이미 열렸다. 다만 그 길을 누가 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포엣은 가장 앞선 후보 중 하나지만, 후보일 뿐이다. 반보 내딛은 투자가 앞선 발걸음이 될지, 후회가 될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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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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