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윤석열 경호처 '초소 만든다'며 골프연습시설 불법 설치"

이원광 기자
2026.01.29 12:00

[the300]

서울 종로구 감사원. /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경호처가 관계기관의 승인 없이 대통령이 이용하는 골프연습시설을 대통령 관저 내 설치하고 공사집행계획 문건 등을 통해 이를 초소 조성공사로 꾸민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확인됐다.

감사원은 29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국회는 2025년 1월 대통령 관저 내 불법 신·증축 의혹 등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 요구를 한 바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는 2022년 5월말 A사에 관저 내 골프연습 시설공사를 발주했다. 같은해 7월7일 이 공사를 포함한 3건의 공사에 대해 1억4000만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뒤 8월12일 1억3500만원을 지급했다.

당시 경호처장이었던 B씨와 경호처 차장이었던 C씨는 처음부터 해당 골프연습 시설이 대통령이 이용하는 시설임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대통령이 이용하는 시설은 대통령비서실이 담당해야 하는 만큼 경호처의 수행업무로 보기 어렵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경호처는 계약도 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2022년 6월13일 A사에 해당 시설을 착공하게 했고 행정안전부의 토지사용승인 및 당시 기획재정부의 승인 등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C씨는 당시 경호처 부장 직무대리 D씨에게 골프연습 시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보안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지시했다. D씨는 C씨에게 보고한 후 해당 공사명을 초소 조성공사로, 공사내용은 근무자 대기시설로 하는 내용의 공사집행계획 문건을 작성했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서류만으로는 국회와 외부기관 등에서 이 건의 골프연습 시설이 설치된 사실을 알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경호처는 또 2022년 5월말 A사가 계약 체결 없이 공사를 하다 사고가 나면 큰일이라며 계약을 요구했음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골프연습 시설 공사를 하게 했다. 서울 용산구와 건축 신고 협의나 착공 신고 등 절차도 없었다. 2022년 8월4일 준공검사를 완료한 후 구에 준공 사실을 통보하지도 않았다.

감사원은 "엄중한 인사상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나 B씨와 C씨, D씨는 퇴직했다"며 "경호처장은 해당 비위 내용을 재취업, 포상 등을 위한 인사자료로 활용하고 인사혁신처에 통보해 공직 후보자 등의 관리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A사가 2022년 6월24일 골프연습 시설 등 3건의 공사와 관련해 3개 업체로부터 2억5900만원 상당의 견적서를 받고도 대통령 경호처와 1억4000만원의 계약을 체결했다고도 지적했다. A사는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E사에 실제 공사를 수행한 3개 업체에 대한 공사대금을 대신 지급하라고 요구해 E사가 1억9000만원의 손실을 봤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초 용산 한남동 관저에 입주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지난 9월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윤 대통령 관저에서 막바지 입주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09.01. scch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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