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필요성' 공감했지만…"지선 앞두고 졸속 추진 안 돼"

김효정 기자
2026.02.09 16:00

[the 300]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에서 신정훈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02.09.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행정구역 통합 특별법에 대한 입법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와 관련 광역자치단체 의견을 청취했다.

참석자들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면서도 법안 내용에 특례 조항이 대폭 삭제된 점과 법안 발의 과정에서 지자체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광역단체장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법안이 졸속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이날 공청회에 앞서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은 행정구역을 다시 긋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일극 체제 비용을 지방에 떠넘길 것인지 국가 차원에서 책임있게 분권을 열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외교·국방을 제외한 모든 권한 이양과 재정에 대한 약속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국민 앞에 보이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청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행정통합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특별법을 통해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과 권한 충돌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특례를 통해 통합 지방자치단체에 행정, 재정적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행정통합이 '수퍼 지자체'를 만드는 것으로 귀결될 경우 도민들과 시민들의 자치권이 역으로 멀어질 수 있으므로 통합과 함께 마을자치, 주민자치에 대한 강화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자치재정권 강화 및 보장을 위해 재정지원의 방식과 규모, 로드맵을 법안에 구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역별로 법안의 특례 범위가 달라 갈등의 소지가 있는 점, 뒤늦은 법안 공개로 시민의 정보 접근성이 제한된 점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에 방청인으로 참석하고 있다. 2026.02.09.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발언권을 얻은 이장우 대전시장은 "여야 의원들이 이번 기회에 국가 대개조 차원의 지방분권을 논의해줬으면 좋겠다"며 "지방선거에 앞서 졸속하게 추진돼서는 안 되고 많은 시민,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제대로 된 법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법안에서 110개 정도의 특례조항이 부동의됐다는 소식을 전해 받고 조금 충격을 받았다"며 "대통령께서 5조씩 4년간 20조원 지원하겠단 부분도 조항에 담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담지 않겠단 의견이 있어서 걱정이 큰데 특별법 조항에 반드시 담아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질의응답에서는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정부 재정지원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차관은 "지난달 통합 시도에 매년 5조씩 4년간 20조원을 각각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고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통합 지방정부 재정지원 TF가 운영 중"이라며 "법안에 담기는 쉽지 않겠지만 결과가 나오면 발표될 것이기 때문에 정부를 신뢰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여야 의원들은 "재정지원 특례가 통합법의 핵심인데 이를 제외하고 통합부터 하라는 것인가", "특별법안에 재정 지원 특례가 포함되지 않으면 허울뿐인 통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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