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정청래·장동혁 회동 무산...입법 속도전 '빨간불'

김성은, 이원광 기자
2026.02.12 17:44

[the300]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2.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오찬 회동이 무산되면서 설 연휴 전 여야 협치에 시동을 걸고 국정 운영에 속도를 내려던 이 대통령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행정통합과 한미 관세협상 후속조치 이행 등 주요 현안 과제의 조기 처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12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간 오찬 회동이 무산된 데 대해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며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 깊은 아쉬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100일 전인 지난해 9월 8일 정 대표와 장 대표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협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여야 대치 양상이 빚어지고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김병기·강선우 국회의원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여야 관계가 눈에 띄게 경색됐다.

장 대표가 연초 이들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하자 여야의 평행선 대치가 계속됐다. 여야 공히 당내에서 불거진 계파 갈등이 협치 정국의 동력을 없애는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런 냉랭한 정국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전날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협치를 기반으로 여야간 갈등 국면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민생 입법에 속도를 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과반이 넘는 여권의 의석 수에도 매끄러운 국정 운영과 현안 과제 해결을 위해선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현재와 같은 입법 속도로는 국제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매우 어렵다"며 "외국과의 통상 협상 뒷받침, 행정 규제 혁신, 대전환을 위한 동력 마련 등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대한민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입법이 참으로 절실하다"고 했다.

홍 수석은 "정부의 일이 최종적으로 입법으로 마무리돼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 대통령께서도 아쉬움과 유감을 여러차례 표명했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필요한 법과 제도에 대해서는 국회 분위기가 좀 더 협력적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홍익표 정무수석이 12일 청와대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불참으로 여야 대표 오찬 회동 취소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질문을 받고 있다. 2026.02.12.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이번 오찬 회동에선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 이행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와 행정통합 관련 입법에 가장 큰 관심이 쏠렸다. 정부는 미국의 관세 재인상을 막기 위해 다음달 초까지는 대미투자법 입법이 완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아울러 지선 전 행정통합을 완료하려기 위해 관련 입법 시한을 이달 말로 제시했다.

하지만 오찬 회동 취소의 빌미가 된 여당의 사법개혁안 강행 처리로 이날 '대미투자특별법 특별위원회'(대미투자특위) 첫 회의는 파행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도 이날 법안심사 1소위원회를 열어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을 처리했으나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정국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상임(특별)위 논의 과정과 본회의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주문한 코스닥 활성화 등 자본시장 개혁을 위한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급대책 후속 입법, 정년연장에 관한 입법, 필수의료 강화법 등도 국회에서 신속한 논의·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주요 민생 과제들로 꼽힌다. 청와대는 이번 오찬 회동 무산에도 협치를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홍 수석은 "청와대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상호 존중과 책임 있는 대화를 통해 협치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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