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윤'의 늪에서 허우적…'자중지란'에 빠진 국민의힘

민동훈, 이태성, 박상곤 기자
2026.02.24 16:24

[the300](종합)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혁신 서약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2026.02.23. kch0523@newsis.com /사진=

국민의힘이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석 달 남짓 앞두고 좀처럼 노선 갈등을 수습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윤 어게인(다시 윤석열)' 기조를 둘러싼 충돌이 의원총회에서도 결론 없이 반복됐다. '절윤'(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당 안팎의 비판은 거세지만 당장 현재의 지도체제를 흔들 만한 동력은 모이지 않는 모습이다. 노선 정리도, 지도부 교체를 위한 총의도 모으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면서 지방선거 패배를 우려하는 목소리만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초·재선 개혁 성향 모임 '대안과미래'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당 지도부를 향해 의원총회 소집을 공식 요구했다.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윤 어게인' 노선으로 과연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에 대해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야 한다"며 격렬한 토론과 비밀투표를 통해 노선을 확정하자고 제안했다. 전날 의총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였다.

이 의원은 특히 장동혁 대표가 제시한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를 정면 비판했다. 장 대표가 '당 지지층 다수가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한다는 취지로 응답했다'는 조사 내용을 근거로 절연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해 "로데이터를 분석해보니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 해석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선거는 당원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이 투표하는 선거"라는 점도 강조했다. 노선 문제를 지지층 내부의 찬반으로 한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국민의힘 소장파모임인 '대안과미래' 이성권 간사 등 소속 의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당내현안 관련 비공개 회동을 하고 있다. 2026.02.24.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중진의 비판도 이어졌다. 6선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전날) 의총이 핵심 주제를 비껴갔다"며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으면 참패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당 지지층 여론을 근거로 기존 기조를 유지하는 데 대해서도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부산 역시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장 대표는 물러서지 않았다. 장 대표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우리가 진다는 얘기를 반복하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되느냐"고 반문하며 위기론 확산을 경계했다.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와 관련해 무죄추정 원칙을 언급한 기존 입장도 유지했다. 분열 논쟁보다 민생과 입법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우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법 등과 관련해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로 맞서겠다는 지도부 방침이 공유됐다. 하지만 대안과미래 등이 지적한 '절윤' 문제는 별도의 집중 논의를 다시 잡겠다는 선에서 정리됐다. 필리버스터 정국이 마무리되는 3월 초 이후로 논의를 넘기겠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02.24.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하지만 '절윤'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당 안팎에선 법원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사안을 둘러싼 당 지도부의 인식이 민주당 등 여권이 씌운 '내란' 프레임에 고착되면서 중도층 확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우려한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TK(대구·경북)를 제외한 지역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공공연하다.

당내에선 노선 정리 없이 시간만 흘러간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지는 모습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지금은 정책 경쟁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노선을 정하지 못한 채 선거에 들어가면 유권자 설득이 어렵다. 내부에서도 TK를 빼고는 장담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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