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한미 관세협상 후속조치를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이란사태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미국의 보복관세 부과 우려까지 제기되자 여야가 법안처리에 뜻을 함께한 것이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4일 회동을 하고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다. 천 수석부대표는 "9일까지 사전 합의대로 법안심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며 "예정대로라면 늦어도 12일 국회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이 여러 사정에도 적극적으로 특별법 처리일정에 합의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유 수석부대표는 "입법절차가 지연된다면 미국이 굉장히 강한 무역보복을 할 수도 있다"며 "국익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승적으로 처리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증원법) 강행처리에 반발해 대미투자특위 운영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최근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날부터 특위를 재가동했다.
이날 특위에 참석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법안처리가 최우선 과제"라며 대미투자특별법의 적기 처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여야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는 합의했지만 법안심사 과정에서 이견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란전쟁에 따른 원/달러 환율급등을 이유로 대미 투자재원 마련과 투자결정 과정에서 국회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새벽 환율이 17년 만에 1500원을 돌파해 국가 경제위기가 현실화됐다"며 "매년 (투자재원) 200억달러를 투입해 미국에 보내면 환율방어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국민적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대미투자가 국가 경제와 재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회보고와 사전동의 절차를 법안 내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야권의 요구와 관련, "국회의 통제권 보장과 대미 협상력 극대화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여야는 5일부터 시작되는 3월 국회의 핵심 쟁점법안인 대구·경북 및 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법 처리에 대해선 이날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대구·경북특별법을 처리하려면 대전·충남특별법 처리에도 동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천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3개 지역(대구경북·충남대전·전남광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유 수석부대표는 "대전·충남특별법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반대해 추진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