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패트리어트 비롯한 미국산 무기 의존…비미국산 선택지 개발 집중해야"

미 국방부(전쟁부)가 유럽에 무기 선적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이라고 통보했으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도 비슷한 통보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뉴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쓸 수 있다"며 이란 전쟁에도 충분한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상반된 행보다.
FT는 소식통 9명으로부터 교차 확인한 사실이라면서 미 국방부가 영국, 폴란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국가에 미사일 체계 선적이 지연될 것이라는 통보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는 러시아 또는 러시아 동맹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국가들이다. 선적 지연 대상에 오른 무기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군 공습에 사용 중인 다연장 로켓 발사 체계 하이마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트럼프 행정부가 언제든 우크라이나 지원을 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FT 취재에 응한 소식통 중 2명은 아시아 국가에 보낼 무기도 선적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국가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 FT는 "한국, 일본은 패트리어트 미사일 요격 체계를 포함해 여러 미국산 무기에 의존한다"며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아시아 국가들도 미국의 무기 선적 지연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전했다.
싱크탱크 아시아그룹 소속 크리스토퍼 존스톤은 "아시아 동맹들은 미국산 군수품 부족이 끼칠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존스톤은 "일본은 앞서 구매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납품 지연 때문에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며 "한국, 일본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미국산 장비 성능이 훨씬 우월한 부문에서도 비(非)미국산 또는 자국산 장비라는 선택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제이 허스트 미 국방부 회계감사관은 지난달 29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이란 전쟁에 현재까지 250억달러(37조원)를 지출했다면서 비용 대부분은 공습에 사용된 탄약 때문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도 이란 전쟁 때문에 미군 탄약 보유량이 크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세계에 (탄약) 비축분이 있고 필요하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며 탄약이 모자를 수 있다는 우려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싱크탱크 소속 브루킹스연구소의 톰 라이트 선임연구원은 "미군은 이제 중동에서 장기전을 치러야할 수도 있다"며 "인도 태평양 지역의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을 희생시키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전쟁과 내년 발생 가능성이 있는 대만 전쟁을 억누르기 위해 유럽에 배치한 무기와 전략자산을 대거 재배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라이트 연구원은 "유럽은 방위산업 기반을 최대한 빠르게 재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