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개혁 강경파에 "전체 싸잡아 비난말라"...속도조절 나선 이 대통령

우경희 기자, 김성은 기자, 양윤우 기자
2026.03.09 17:09

[the300]
민주당 일각 검찰개혁 법안 '수정' 주장 겨냥 연일 SNS 글
"통합·개혁 양립 이행" 필요성 강조, 개혁=외과시술 빗대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 수정론에 대해 연일 강한 어조로 진화에 나서고 있다. 자칫 당청 갈등이 재현돼 개혁 동력이 약화하거나 국민통합이 저해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9일 SNS(소셜미디어)에 "필요한 개혁을 한다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며 "검찰개혁이든, 노동·경제개혁이든, 언론개혁이든, 법원개혁이든 모두 그래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여러 국정 과제에 대해 "국민통합과 개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를 모두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한 고심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과 법사위 여당 간사 김용민 의원 등은 정부의 중수청·공소청 법안이 개혁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수정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제출한 중수청·공소청법은 민주당이 앞서 당론으로 채택한 당정간 합의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 내 일각에서 나온 법안 수정 주장을 두고 당청 갈등이 다시 표면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당이 강경파 의원들에게 지나치게 휩쓸리고 있다는 인식도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여당 내 검찰개혁 강경파를 겨냥해 "개혁은 외과 시술적 교정이 유용할 때가 많다"고 했다. 갈등이 커지면 개혁작업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만큼 환부로 지적된 부분만 도려내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거다. "개혁은 혁명보다 복잡해 오히려 더 어렵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에도 SNS에 "대통령이 됐고, 집권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정치적 입지나 선거에서의 유불리가 국가의 미래나 국민 편익에 앞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개혁을 명분으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당내 강경파들이 국민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였다.

정성호 법무부장관도 이날 SNS에 "개혁의 구호는 우리 것일지 몰라도 형사사법제도는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내 뜻과 다르다고 일부 조항을 확대 해석하고 반개혁으로 몰아간다면 국민통합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썼다. 이 대통령과 달리 중수청·공소청법도 직접 언급했다. 정 장관은 "중수청·공소청 정부안은 지난 2월 민주당 수정 의견도 대폭 반영해 정부에서 집중 논의해 만든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추 위원장의 스타일 상 대통령의 발언에 물러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중수청·공소청법 관련 정부 편을 드는 글엔 당원들의 부정적 댓글이 엄청나게 달리고 있어 쉽게 볼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당 지도부 내에서도 미묘한 기류가 읽힌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론을 정할 때 미세조정은 법사위에서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자세한 설명은 덧붙이지 않았지만 당 핵심 인사는 "수정하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의원총회에서 여당 당론으로 채택된 안을 놓고 조목조목 반박하는 일은 야당이나 하는 일 아니냐"고 당내 강경파들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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