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국민의힘 중앙공천관리위원장이 '시끄러운 혁신'을 내세워 6·3 지방선거 공천을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혁신보다 갈등과 혼선이 부각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경쟁 확대로 흥행을 노리겠다는 의도와 달리 공천 갈등이 확산되면서 선거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컷오프(공천 배제)된 6선의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27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수 정당이 자꾸 축소되고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공천이 자의적이라서, 공천 파동이 일어나서 그런 것"이라며 "공천 파동으로 의석을 잃은 것이 막을 수 있었던 탄핵을 못 막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의적인 공천, 정적을 제거하는 공천을 끝내는 것만이 우리 당을 살리는 길"이라며 "(컷오프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잘못된 결정이기에 법원이 바로잡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2일 주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컷오프하고 다른 후보 6명이 예비경선을 치르도록 결정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권성수 수석부장판사)은 이날 주 부의장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신청한 공천 배제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의 첫 심문기일을 열었다. 결론은 이르면 다음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결과에 따라 대구시장 경선은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인용 시 경선 구도 재편이 불가피하고 기각되더라도 주 부의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변수로 남는다. 주 부의장은 이날 JTBC유튜브 내철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가처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나가라고 권유하는 분들이 많다"며 "내가 후보가 되지 않으면 김부겸을 찍겠다고 내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충북도 상황이 복잡하다. 현역인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된 뒤 가처분 신청과 삭발로 강력 반발한 데 이어 예비후보였던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26일 "이쯤에서 멈춰야 할 것 같다"며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조길형 전 충주시장도 일찌감치 공천 신청을 취소하면서 이탈했다. 이에 따라 충북도지사 경선은 '내정설'에 휩싸인 김수민 전 의원,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 출신 윤갑근 변호사 등 2명만 남게 됐다.
서울과 부산 등 주요 격전지에서도 잡음이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 현역 단체장을 둘러싼 공천 방식이 논란이 되면서 지도부 부담만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다발적 공천 갈등은 국민의힘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24~26일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조사보다 1%P(포인트) 떨어진 19%로 장동혁 체제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런 상황에서 전국 선거를 어떻게 치르겠나"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이대로 가면 경북을 제외하곤 (대구를 포함해) 전 지역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 위원장이 강조한 '시끄러운 혁신'이 실제로는 공천 기준과 절차의 일관성을 흔들며 스스로 신뢰를 깎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TK지역 중진 의원은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거친 공천', '밀실 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2.6%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