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오로지 중요한 기준은 다수 국민의 최대 행복"이라며 "국민의 삶을 직접 책임질 때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실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최근 논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30일 제주특별자치도 한라대 컨벤션센터에서 '기술이 성장하고 일상이 문화가 되는 섬, 제주'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 모두발언에서 "정치가 정상화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누군가를 죽이고 누군가의 것을 빼앗으면서 자기의 부를 늘리고 명예를 누리는 그런 사회는 비정상 사회라고 할 수 있다"며 "말은 민주적인데, 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국가와 국민을 해치면서도 자신들의 또는 자기 집단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도 그런 게 많다. 하는 말은 그럴싸한데 내용은 반대"라며 "집단들이 모여 한 패를 만들고 또 기득권과 시스템을 악용해 그런 불법과 부당함, 이런 것들을 관철하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그게 정치의 이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라는 게 잘하기 경쟁이어야 된다"며 "국민을 기준으로 뭔가를 선택하게 하고 판단한다면 무슨 이념이고, 가치고, 개인적 성향이 뭐가 중요하겠나"라고 했다.
아울러 "정치인들 중에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국민의 삶을 직접 책이질 때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실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 과정에서 국가와 사회에 해악의 결과를 빚어낸다면 그건 잘하는 게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그래서 정치는 현실이라고 하지 않나"라며 "철저하게 객관화해야 하고, 또 (독일 정치 철학자) 막스 베버란 사람도 그랬던가, 균형감각이라는 게 정말로 중요하다.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라는 게 잘하기 경쟁, 오로지 국민의 눈높이, 국민의 시각에서 잘하기 경쟁을 하게 만드는 것, 정치가 정상화되는 게 정말로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게 정치 제도에 관한 것인데 결국 마지막은 문화인 것 같다. 공리라는 게 존중되고 그렇다고 해서 가치와 이상이 함부로 폄훼되지 않는, 그런, 전세계에서 가장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이날 특정 정치 집단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이른바 'ABC론'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 지지층 혹은 정치인 부류를 가치를 지향하는 A그룹, 이익을 추구하는 B그룹, 양쪽의 교집합 격인 C그룹으로 분류해 설명했다. 유 작가는 당시 "(이같은 분류는) 좋고 나쁨이 아니라 거의 모든 정권에서 반복해서 나타났던 현상"이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높을수록 B가 A에 비해 커진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전형적으로 (가치와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C에 속하는 유형"이라고도 말했다.
유 작가가 "(분류는) 좋고 나쁨이 아니다"라고 전제했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유 작가의 발언이 검찰개혁안을 두고 당내 갈등이 막 봉합된 국면에 나옴에 따라 여권 분열을 또 한 차례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