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7개월만에 만난 여·야·정...李 "추경, 포퓰리즘 아냐"

김성은 기자, 이원광 기자, 김지은 기자, 박상곤 기자
2026.04.07 17:03

[the300]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서 李대통령·여야대표 오찬 회동
李대통령 "공동체 위기, 내부적 단합 중요...야당 역할 잘 해 달라"
"현찰 나눠주기, 표현 과해"...장동혁 "부동산 '강남' 빼고 집값↑"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및 오찬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4.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만났다. 중동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위해 여·야·정이 7개월 만에 머리를 맞댄 것이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민생 지원의 필요성엔 공감했지만 추경안을 두고선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겸 오찬에서 "외부적 요인에 의해 공동체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내부적 단합이 정말 중요하다"며 "통합이라는 게 이럴 때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야당으로서 할 역할을 잘 해 달라"며 "제안을 해주면 진지하게 함께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회동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지난 2월에는 만남이 예정됐던 당일 장 대표의 불참으로 회동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날 회담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중동 전쟁 대응을 위한 여야정 긴급회의를 제안하자 이 대통령이 회담에 응하면서 성사됐다.

오찬에 앞선 기념촬영에서 이 대통령은 "두 분이 요즘도 손 안 잡고 그러는 거 아니죠? 연습 한 번 해 보시라"며 정 대표와 장 대표의 손을 맞잡는 등 딱딱했던 분위기를 부드럽게 유도했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사선무늬가 들어간 통합 상징 넥타이를 착용한 이 대통령은 오찬장에서 장 대표에게 "손님 먼저"라며 우선 발언 기회를 주기도 했다.

막상 회담이 시작되자 현안에 대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장 대표는 26조 2000억원 규모의 '전쟁 추경(추가경정예산)'과 관련해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누어주는 방식이라면 오히려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잠깐의 기쁨으로 긴 고통을 사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예산을 삭감하는 대신 꼭 필요한 국민생존 7개 사업을 제안했다"며 "그것이 협치의 시작"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원에 대해 "결코 현금 포퓰리즘이 아니다. 현찰 나눠주기라고 하는 것은 조금 과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유류세 인상으로 파생되는 물가 상승이 워낙 크기 때문에 (국민들의)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보전해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도 "추경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야당에서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추경안의 세부 내용을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장 대표는 "중국인 관광객 짐 날라주는 사업 등에 들어가는 306억원"이라며 삭감을 요구하자 이 대통령은 "(대상이 오직) 중국 사람으로 돼 있으면 삭감하라"면서도 "내가 보기엔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팩트에 관한 문제"라고 맞받았다.

이 대통령이 국정 과제 1순위로 제시한 부동산 문제를 두고도 각을 세웠다. 장 대표는 "강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집값이 다 올랐다"며 "집을 팔려고 내놔도 토지거래허가제와 대출규제 때문에 살 사람을 찾기조차 어려운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를 제안했다. 정 대표는 반면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정책적 노력으로 부동산 시장이 확실히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며 "부동산과의 전쟁에서 역대 정부에서 이긴 정부가 없는데 이번 정부는 이길 것 같다라는 국민적 신뢰가 높아졌다"고 했다.

장 대표는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도 문제 삼았다. 장 대표는 "경제 챙기고 민생 살피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조작기소 국정조사' 같은 일로 시간을 허비해선 안 된다"며 " 공소취소한다고 물가가 떨어지냐는 말까지 나온다. 이제라도 국정운영의 기조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개헌안 처리를 위한 야당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헌법이 제정된 지 너무 많은 세월이 지나 안 맞는 옷처럼 돼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의 도움이 없으면 개헌은 불가능하므로 긍정적으로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행정통합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정 대표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를 언급하며 "대구·경북, 대전·충남도 합의가 잘 이뤄져 통합이 됐으면 좋았을텐데 참 안타깝다"고 하자 장 대표는 "통합 자체를 반대했던 것은 아니다. 내용상 이견이 있었다"라고 했다. 부산허브도시 특별법에 대해선 "속도를 못내고 멈춰 있는데 대통령께서 힘을 실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시종일관 장 대표를 배려하려는 모습이었다. 정 대표에 이어 자신의 모두발언 차례에서 장 대표에게 "약간 억울하시죠. 반박당해서"라며 "제가 나중에 발언하겠다. 이게 (여야 다툼을) 말리는 과정"이라고 발언 기회를 양보하기도 했다. 특히 "의견이 좀 다를 경우 만나서 자주 얘기하는 게 좋다. 저는 언제나 가급적이면 터놓고 얘기하자(고 한다)"고 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은 존재했으나 상대의 입장을 경청하고 '민생'이라는 공통분모를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소통의 자리를 지속하자는 데 여야정 모두 공감대를 표했다"고 밝혔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고유가·고물가·고환율 3중고에서 여야 대표가 대통령과 함께 머리 맞대고 대화했다는 점 자체가 큰 성과"라며 "이런 자리가 계속 마련돼 협치를 이뤄 갔으면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및 오찬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과 입장하고 있다. 2026.04.07.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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