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자신의 북한 구성 지역 핵시설 발언을 이유로 미국이 정보 공유를 제한했다는 논란에 대해 "이 문제를 들고나온 저의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관련 논란을 야기한 주체가 미국인지, 여권 관계자인지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구성과 관련해선 이미 수십 차례 보도되고 공개된 자료를 사용해 정책을 설명한 것일뿐"이라며 "핵 문제의 심각을 설명하기 위해 설명한 것인데 이를 정보 유출로 모는 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영변과 강선에 이어 구성에도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를 북한의 제3의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지목한 것이다.
미국 측은 '한미 간 공유된 비공개 정보가 공개됐다'는 취지로 불만을 제기했다.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은 관련 대응 조치로 일부 대북 정보 공유를 중단했다. 한미 간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정 장관은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발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구성시 관련 정보는) 10년 전인 지난 2016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에도 있었고 이후 KBS를 비롯한 많은 국내외 언론이 보도했다"며 "2005년 북핵 6자회담 당시 이를 진두지휘했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원장 겸 통일부 장관이었다. 그때 국내외에 공개된 정보들을 꼼꼼하게 다 챙겨서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동전쟁으로 한반도 안보 환경이 엄중한 가운데 아무 문제 없는 한미관계의 위기설을 퍼뜨리는 일각의 행태가 걱정스럽다"며 "작년 7월 14일 (장관) 인사청문회 때도 구성시를 언급했는데 그때는 아무 말 없다가 아홉 달이 지난 지금 느닷없이 이 문제를 들고나온 저의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다만 정 장관은 한미 관계의 위기설을 퍼뜨리는 '일각'의 주체와,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지칭하지 않았다. 그는 이번 사안이 '여권 관계자'를 인용한 언론 보도로 촉발됐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건 잘 모르겠다"라고 답하고, '누구의 저의를 말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글쎄요"라고 답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자신을 향한 논란에 대한 해명 입장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에서도 '구성' 지역을 언급한 바 있다"며 "지난달 6일 국회 외통위에서도 구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새로울 것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구성시 정보를 관련 기관으로부터 받은 것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25일 통일부 장관으로 취임 후 국내와 관계 정보기관으로부터 핵시설 관련 정보보고를 일체 받은 적이 없다"며 "통일부가 보유하고 있는 일반 정보와 제가 오랜 기간 스스로 체득한 북핵 일반상식에 근거해 국민과 소통하고 국회에 보고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정보누출이라는 주장은 얼토당토않은 말이다. 정보 보고를 받지 않았는데 무슨 정보누출을 한다는 말인가"라며 "그동안 한마디 없다가 이제 와서 한미 간 무슨 큰 이견이라도 있는듯 부풀리며 정부를 공격하는 야당 등 일각의 행태도 참으로 보기 민망하다"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서 반발 짝 앞선 저의 행보에 대해 불편해할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꽉 막힌 남북관계 앞에서 바늘구멍이라도 뚫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노심초사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얼음벽 같은 남북관계 현실 앞에서도 꺾이지 않고 가고 있는 이유"라며 "앞으로도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