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판이 '부동산 민심' 대결로 달아오른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대한 여야 프레임 대결이 핵심이다. 부동산 규제나 공급 등 이슈에 '한강벨트'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선거 판세를 뒤흔들 핵심 변수가 될거란 분석이 나온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 김형남 상임선대위원장은 3일 논평을 통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전날 '정 후보가 당선되면 부동산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며 "청년안심주택'이야말로 오 후보가 만든 '부동산 지옥'"이라고 했다. 이어 "오 후보 탓에 이미 '부동산 지옥'에 살고 있는 청년들을 생각한다면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맹공을 펼쳤다.
앞서 오 후보는 전날 관악구 신림동 자취촌을 찾아 "(정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 맹종·충성형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문제)에 대해서도 쫓아가겠다는 입장인데, 만에 하나 시장이 되면 부동산 지옥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 측이 받아치자 오 후보 측도 곧바로 맞섰다. 오 후보 측 이창근 대변인은 "서울을 부동산 지옥으로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서울시민께 물어보라"라며 "문재인·박원순은 1차 부동산 지옥 복식조, 이재명·정원오는 2차 지옥 복식조란 답변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정권 이후 청년층·신혼부부·사회초년생이 근로, 저축해 과연 서울 시내 집 한 채를 살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정 후보 측도 물러서지 않았다. 정 후보 측 박경미 대변인은 "지난 3~5년간 중앙정부와 서울시를 책임진 인물은 다름 아닌 '윤석열·오세훈 복식조'였다"며 "오 후보가 내세웠던 '스피드 주택공급'은 '슬로우 주택공급'이었다"라고 맞섰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규제 여파는 서울시장 선거의 승패를 가를 뇌관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오는 10일 자로 부활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로 인해 서울 다주택자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1세대 1주택자 장특공제를 보유 공제가 아닌 실거주 공제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국민의힘 측은 이를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금 폭탄'으로 규정한다. 반면 민주당은 "장특공제 폐지나 축소를 검토한 적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여야간 논쟁은 세금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정원오·오세훈 두 후보는 최근까지 공급 측면에서의 부동산 민심을 겨냥한 행보에 열을 올렸다. 오 후보는 지난달 21일 "부동산 대책은 닥치고 공급이어야 한다"며 '2031년까지 31만 호 재개발·재건축 착공'을 선언했다.
정 후보도 지난달 27일 보수 텃밭인 서초구 일대 약국과 고속버스터미널 등을 돌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정 후보는 "강남 지역의 재개발과 재건축이 조금 더 빠르고 안전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뒷받침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한강과 맞닿아 있는 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영등포·강동 등 7개 자치구를 가리키는 '한강벨트'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부동산 정책과 재개발·재건축 등 이슈에 따라 표심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스윙보터'(부동층)가 밀집한 곳이다.
최근 여론조사상 정 후보가 오 후보를 상대로 지지율이 앞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민심의 향방은 예측불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동산 문제가 서울 스윙보터들이 많이 사는 한강벨트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며 "서울 유권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침해하는 문제에 대해 기민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