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민감한 한강벨트서 승기… '부동산 민심'이 吳 택했다

정경훈 기자, 이승주 기자
2026.06.05 04:10

대역전극 쓴 오세훈 서울시장
신속 정비·인프라 확충 등 일관된 시정공약에 표심 몰려
국힘 지도부 거리두기 주효… 정부·與 견제심리도 한몫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인(사진)의 막판 대역전극은 부동산 민심의 이반과 여권발 악재, 후보 경쟁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막판 표심을 옮긴 가운데 '공소취소 특별검사법' 등 여권 내부 논란까지 겹치면서 오 당선인에게 반전의 공간이 열렸다는 평가다. 이번 승리로 오 당선인은 5선 서울시장 고지에 오르며 보수진영 내 주도권도 한층 강화하게 됐다.

'미스터 서울' 오세훈 시장, 민선9기 핵심 공약.

서울 선거는 보수정당에 유리한 구도는 아니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광역 비례대표선거에서 서울은 더불어민주당이 43.97%를 득표해 43.89%를 얻은 국민의힘을 앞섰다. 진보계열 조국혁신당(4.12%)과 진보당(1.37%), 보수계열 개혁신당(3.66%) 득표율을 각 진영에 합산하면 진보 쪽이 높다. 구청장 25석 가운데 국민의힘의 몫은 8석이다.

정치권에서는 당선의 주요 배경으로 '부동산 표심'을 꼽는다. 오 당선인은 강남3구, 용산·강동·영등포·광진구 등 10개 지역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이른바 '한강벨트'로 불리는 곳으로 최근 집값의 변동폭이 크거나 재개발·재건축이 걸려 있어 부동산 개발이슈에 민감한 지역이다.

선거기간 일관되게 신속한 재건축·재개발, 주택공급, 인프라 확충 등을 강조한 오 당선인의 전략이 먹혔다는 분석이다. 오 당선인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전월세난이 가중됐다는 주장을 이어가며 박원순 전 시장 시절 해제된 389개 정비구역을 복원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집값 상승은 집 있는 사람에게도, 무주택자에게도 부동산 지옥"이라며 "'6·3 지선'은 부동산 분노 투표였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심리로 중도·보수층이 오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 당선인이 '공소취소 특별검사법'에 반대하거나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제동을 걸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며 이재명 대통령의 대항마 이미지를 굳혔다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스타벅스 발언' 논란으로 무리수를 두면서 민심이 싸늘해졌다"고 주장했다. 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여당 스스로 비호감을 키우는 상황에서 오 당선인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따로 다니는 게 중도 표심을 모으는 전략으로 유효했다"고 했다.

적극적 선거캠페인도 승리요인이다. 오 당선인은 여러 공약을 직접 설명했고 정 후보에게 계속 토론을 요구하며 공세적 포지션을 잡았다. 오 당선인 측은 정 후보의 '칸쿤 출장' '과거 폭행' 논란 등을 적극 파고들기도 했다. 야권 관계자는 "'나 대답 안할거야'라는 태도에 '오만하다'는 평가를 내린 유권자가 늘어났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후보의 참신함이 (이 대통령의 공개칭찬이 있었던) 지난해 12월 이후 더 없었다"며 "정책도 사실상 오 당선인과 똑같았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 후보는 '선거 안하기 선거운동'을 했다. 리스크 관리도 잘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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