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시아에서 우리 관광시장의 최대 손님이었던 태국이 휘청거린다. 낮아진 구매력과 반한감정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주요국 중 유일하게 관광객 수가 감소하고 있다. 태국을 찾는 우리 국민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관광 적자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6월 우리나라를 찾은 태국인 관광객은 18만8000여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최고 관광객을 기록한 2019년(29만3000여명)보다 35.8% 감소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 주요국이 최대 89.9% 성장하는 가운데 유일한 감소세다. 아시아 지역 전체로 넓혀 봐도 이란, GCC(걸프협력회의 6개국) 등 전쟁 중인 국가 외엔 감소한 나라가 거의 없다.
태국을 찾는 우리 국민들과 비교하면 감소세는 더 도드라진다. 한국 관광객은 올해 1~5월에만 54만여명이 태국을 방문했다. 매달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태국을 찾은 셈이다.
이 같은 감소세의 원인으로는 태국의 낮아진 구매력이 첫 손에 꼽힌다. 불안한 정치 상황과 동남아 국가들의 화폐가치 하락, GDP(국내총생산)의 90%에 이를 정도로 많은 가계부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며 해외여행 수요 자체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지난 5월 "동남아 2위 경제대국인 태국이 높은 부채와 낮은 소비에 시달리고 있다"며 "여행산업 규모도 꾸준히 축소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유독 태국의 방한 관광 수요가 낮아진 것은 반한감정의 영향이다. 우리나라가 불법 체류자 증가를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입국 심사를 강화하고, 일부 관광객의 '한국에서 차별당했다'는 주장이 확산하며 보이콧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도 태국 SNS(소셜미디어)와 판팁닷컴 등 주요 커뮤니티에서 '한국에서 무시당한 경험'이라는 글이 수십만회 이상 조회됐다.
태국과 한국을 오가는 서울의 여행사 대표는 "태국인들은 자부심이 강하고 다른 나라의 반응에 민감하다는 특성이 있다"며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 송크란 연휴(4월)에도 여행 증가세가 크지 않았는데, (반일 감정이 없는) 일본은 여행 수요가 견조했다"고 설명했다.
관광업계는 태국 관광객의 '한국 거부'가 장기적으로 시장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태국은 문화 소비 수요가 뚜렷하고 재방문율이 높아 동남아의 핵심 소비층으로 손꼽힌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1월 발표한 '2025 국가별 방한관광시장 분석' 보고에 따르면 태국 관광객의 재방문율은 79.7%로 모든 국가 중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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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플랫폼 관계자는 "현지의 높은 K컬처 수요에도 불구하고 방한 관광을 꺼리는 태국인들이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단순히 손님 숫자 늘리기에 연연하기보다는 환대 분위기 조성과 콘텐츠 확충 등 질적 향상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