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선관위 파동에 "어처구니 없어…부정선거론과는 전혀 달라"

김성은 기자, 이원광 기자
2026.06.08 17:06

[the300]청와대에서 긴급 4부요인 회동 "진상 파악 필요…합당한 책임 지고 대책 논의해야"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에서 기자질문을 받고 있다. 2026.06.08. photo@newsis.com /사진=고범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6·3 지방선거에서 벌어진 투표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 "모범적 민주국가 대한민국, 이 모든 걸 한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청와대에서 4부 요인과 긴급 회동을 갖고 "진상을 명확히 하고 대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 발전도가 낮은 국가들이 봐도 투표지가 부족해 투표를 못 했다고 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충격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일 제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서울 송파구 잠실 7동 2투표소 등 전국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의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등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 대통령은 검경 합동수사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낮 2시부터 (용지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는데 '누가 방치해뒀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심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구조적인 문제로까지 접근을 못했던 것 같다"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대책없이 어영부영, 대충해서 (국민들이 투표 관련) 주권행사를 못하게 됐다면 이것은 표의 숫자나 결과의 문제가 아닌, 그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이어 "이것은 원칙에 관한 문제"라며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행정부는 물론 감사원의 감찰조차 받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선관위 관련) 들여다보지도 못하고 물어보지도 못한다"며 "정부 요인들이 모여 헌정 시스템에 대해 한번 의견을 들어보려 한다. 좀 더 민감하게 대응하고 대비하고 대처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각에서 이번 사태를 부정선거와 연결지으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참정권 훼손)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에 대해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부정선거론과 뒤섞여 있지만 전혀 다르다.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목적을 갖고 명백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끊임없이 선동하고 세뇌하며 세력화의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에서 기자질문을 받고 있다. 2026.06.08. photo@newsis.com /사진=고범준

이날 오후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긴급하게 자리를 마련해 △조정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민석 국무총리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등 4부요인과 이 사태를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선관위는 헌법이 정한 독립 기관이라 누구도 공식적으로 그 업무에 왈가왈부 할 수 없다"면서도 "그대로 방임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국민 주권 행사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했다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이어 "뚜렷한 방법이 나오진 않겠지만 일단 진상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겠고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 시각에서 (선관위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 같고 마지막으로 어떤 대책이 있는지도 논의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조 의장은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과 확실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며 "오늘 여야 모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으므로 지체 없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해 진상 규명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진상을 소상히 밝히고 문제의 원인을 면밀히 파악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제도 개선에 힘써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법부 역시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본연의 역할을 통해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소장은 "이번 사태를 뼈아픈 계기로 삼아 사안의 진상을 엄밀하게 파악하고 그에 대한 법적 평가를 하는 것과 함께 우리의 선거 제도와 그 운영의 모습을 냉철하게 점검하고 개선해 국민 모두가 굳게 신뢰하는 민주주의로 또 한 번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김 총리는 "국회가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방향을 잡으셨고 저는 어제 정부에서 주관하는 국민화합위원회를 포함한 모든 방식에 여야, 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해야 된다고 말씀드렸다"며 "법률을 고치고 필요하다면 헌법을 고쳐서라도 국민들이 이런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되겠다는 그 결의를 함께 나누는 자리로서 오늘 이 자리가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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