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날선 발언 속 李 대통령 교황청 특별미사…"평화 위해 모든 것 다 할 것"

로마(이탈리아)=김성은 기자, 이원광 기자
2026.06.14 21:27

[the300]

[로마=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2026.06.14. photocdj@newsis.com /사진=

이탈리아 국빈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정전 상태를 넘어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북한이 대남 적대 기조를 재확인하며 반발 수위를 높인 가운데 대화와 평화 공존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대북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 기념연설을 통해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가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해 미사에 참석하고 기념연설을 한 것은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연설은 북한이 대남 적대 기조를 재확인하며 날 선 반응을 내놓은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13일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으로 다뤄나가려는 우리의 대적 원칙은 불변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일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러시아와 북한 간 불법적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이 담긴 데 대한 반발로 읽힌다. 청와대 측은 지난 13일 "EU도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을 지지한다"며 "긴 안목을 갖고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대응한 바 있다.

이 대통령도 이날 특별미사 기념연설에서도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6년 전인 6월15일 남과 북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마주 앉아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다"며 "이후 이산가족 상봉과 인도적 협력, 교류와 왕래가 이어지며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희망의 문이 열렸다. 지금도 그 희망의 불씨가 살아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야기했던 남과 북은 다시 단절의 시대로 되돌아 갔다"면서도 "대한민국 국민은 수많은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평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굳건히 이겨낸 전력이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해 출범 이후 전단 살포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비롯한 선제적 긴장 완화 조치를 추진해 왔다"며 "흡수통일이나 일방적 체제 경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랜 세월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염원해 왔고 대한민국 역시 그 기대와 성원에 부응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며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 평화로 이어지고 세계의 연대가 다시 한반도의 평화를 굳건하게 만드는 선순환을 함께 만들어가 기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평화도 염원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길어 올린 빛으로 풍요로운 문화가 빚어낸 품격으로 과학기술과 혁신이 열어가는 미래의 가능성으로 더욱 평화롭고 자유로우며 모든 이가 존엄한 삶을 누리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서울에서 전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축제인 '세계청년대회'가 열리는 것과 관련해 "세계 각국 청년들이 전선과 철조망, 국경의 제약을 넘어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길 바라며 이를 위한 교황청의 관심과 건설적 역할을 요청드린다"며 "대한민국 정부 역시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미사 후 한국시간 밤 9시, 청와대와 화상연결을 통해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사태 대응 현황과 외환금융시장 동향 등을 점검했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수석보좌관 회의를 영상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은 순방 기간과 직후에도 국정운영에 조그만 차칠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로마(이탈리아)=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유흥식 추기경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를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6.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마(이탈리아)=뉴스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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