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로 잡아라" 145억 확보한 선관위…투표용지 예산 절반만 썼다

박상곤 기자
2026.06.17 09:16

[the300]송언석 "지역별 계약 단가·집행 내역도 들쭉날쭉…주먹구구식 인재"

(과천=뉴스1) 김명섭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돌입한다.합수본은 다음 주 초 서울중앙지검 내 사무실 구성을 마무리하고 검·경 수사 인력을 한자리에 모을 계획이다. 수사 자료 이관이 끝나는 대로 선관위 실무진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도 시작한다. 사진은 14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2026.6.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과천=뉴스1) 김명섭 기자

선거관리위원회가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놓고도 실제 인쇄량은 예산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 편성 및 집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선관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선거인수의 110%'를 기준으로 확보하도록 요구했다. 이를 통해 편성한 예산은 총 145억1957만원이다.

그러나 실제 집행한 예산은 편성액의 56.5% 수준인 82억498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용지 인쇄 예산 집행률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울산이 90.3%로 가장 높았다. 제주(79.2%), 경남(75.2%), 강원(71.7%), 대전(71.1%) 등이 70%를 넘기며 뒤를 이었다.

반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시작된 서울의 경우 22억5526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놓고 실제 집행액은 12억3999만원으로 55% 수준에 그쳤다. 경기(55.1%), 광주(48.4%), 인천(48.2%), 부산(46.6%), 대구(36.8%), 세종(27.2%) 등도 전국 평균 집행률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투표용지 부족 철저한 진상규명'이라고 쓰여진 손팻말을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 2026.6.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예산 집행 과정에서 허점도 드러났다. 투표용지 인쇄 계약 단가가 예산 편성 당시 단가와 달라지면서 투표용지 인쇄량이 줄어든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불거진 서울 송파의 경우 구청장 선거 투표용지 인쇄 단가를 예산 편성 당시 '장당 30원'으로 적용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50% 비싼 '장당 45'원으로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파구청장 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은 총 1272만원이 집행됐다. 예산 편성 당시 인쇄 단가를 그대로 적용했다면 송파구 선거인수(56만5368명)의 75%에 달하는 물량인 42만4200장의 투표용지를 인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송파구 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 단가를 장당 45원으로 적용하면서 인쇄 물량은 28만800장에 그쳤다.

투표용지 인쇄 예산 집행액이 당초 편성액을 초과한 경우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청장 선거에선 투표용지 인쇄 예산으로 1105만원이 편성됐지만, 실제 집행액은 1330만원으로 편성액보다 225만원이 더 쓰였다. 서울 서초구청장 선거의 경우도 편성액보다 41만원을 더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의 주먹구구식 예산 편성과 부실한 집행이 빚어낸 인재(人災)"라며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놓고도 인쇄 물량은 임의로 축소하고, 지역별로 계약 단가와 집행 내역마저 들쭉날쭉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계약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투표용지 인쇄기준 축소 결정 과정은 물론 예산 편성·집행, 계약 체결 전반에 위법 또는 부당한 사항이 없었는지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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