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중 '옐로카드'만 3번…李대통령 귀국길 정청래 마중 나갈까

김도현 기자
2026.06.17 14:24

[the300]
차기 당권 계파갈등 가늠할 상징 장면될듯
"청와대와 조율 중, 아직 결정된 건 없어"

[성남=뉴시스] 최동준 기자 =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국빈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2026.03.01.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유럽 순방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의 귀국길이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을 둘러싼 당내 갈등의 상징적인 장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배웅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진 이 대통령의 의중과 정 대표의 마중 여부가 전당대회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8박10일의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치고 18일 귀국한다. 출국 당시에는 정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배제된 가운데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석해 여러 정치적 해석을 낳았다. 여당 지도부의 배웅 불참은 새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었다.

청와대는 투표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입법부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어서 환송단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정 대표 패싱 논란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다. 이 대통령은 출국 전날인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6.3 선거와 관련해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이 아니다"라고 했다. 전체적으로 승리했다고 밝힌 정 대표의 인식과 다른 사실상의 질책성 언급이란 해석이 나왔다.

정 대표는 이후 "이 대통령 인식에 공감한다"면서도 "정권은 짧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고 발언해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키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을 "월드클래스 지도자"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순방 중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정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세 차례의 경고성 메시지를 발신해 귀국길 장면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거는 권리당원 수가 가장 많은 호남과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시절 대거 유입된 열성 지지층의 표심이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정 대표는 지난해 호남에서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당 대표에 당선됐으나 이번 전북지사 선거에선 정 대표에 대한 반감이 감지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패싱 논란이 불거진다면 연임 동력을 조기에 잃을 수 있다.

당내에선 정 대표가 자의적으로 이 대통령의 귀국 환영식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이 대통령과 계속 각을 세우기엔 리스크와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정 대표가 이날 이른바 친청(친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혹은 친청계와 친석(친 김민석)계 갈등설을 "악의적 갈라치기"로 규정하고 "저는 당원파이자 개혁파"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정 대표와 가까운 당내 인사들도 "민주당에 친명이 아닌 사람이 있어선 안 된다"(한민수 대표 비서실장)며 여권 내 갈등 프레임이 '친명 대 친청'으로 짜이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결과적으로 출국 때처럼 이 대통령이 정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의 순방 귀국 환영식 참석을 수용할지, 만류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 방문을 거부할 경우 오는 8월17일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친명 대 친청' 구도는 더욱 명확해진다. 정 대표가 이 대통령 입국 직후 연임 도전을 선언하고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당내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정 대표와 가까운 당내 강성 지지층 사이에선 이 대통령의 연이은 공개 비판이 나온 뒤부터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민주당의 이재명"이란 말도 부쩍 힘을 얻고 있다. 정 대표를 외곽 지원하는 유시민 작가의 노무현재단 상임고문직 사임을 두고선 "윤석열 정부 때도 없던 일"이라며 격분하는 반응도 감지된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지도부의 이 대통령 귀국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 "청와대 쪽에서 아직 연락이 오지 않은 상태"라며 "당과 청와대가 조율하고 있다.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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