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에 물이 없다?' 김용범 "흩어져 있을 뿐 충분…설계의 문제"

김성은 기자
2026.06.27 11:45

[the300]"지금은 전기의 시대인 동시에 물의 시대…국가 단위 전기 그리드와 국가 물 그리드 새롭게 설계할 시간"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6.24.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반도 문명의 젖줄을 대온 수자원은 서남권에도 영남과 수도권 못지않게 존재한다"고 밝혔다. 호남권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제2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앞두고 일각에서 수자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데 대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면서 시야를 확장해 "기후변화와 가뭄 시나리오까지 반영한 국가 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27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한반도 문명은 쌀농사와 함께 시작됐다"며 "벼농사는 물을 기반으로 하는 농업이고 그 중심에는 오랫동안 호남의 곡창지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수천 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농업용수를 활용해 온 지역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서남권이다. 국내 최초의 대규모 저수시설인 삼국시대 벽골제도 이 땅에서 시작됐다"며 "1960년대 산업화는 영남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박정희 시대 다목적댐을 연이어 건설하며 급격한 산업화의 물 수요를 슬기롭게 감당했다. 물은 언제나 자연조건만이 아니라 국가의 의지와 설계의 문제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이후 반도체 산업이 대형화되고 수도권 입지규제가 완화되면서 수도권의 물과 전기는 국가적 현안이 됐다"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는 기존 수도권 인프라가 감당할 수 있는 사실상의 한계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고 했다.

김 실장은 "반도체 수요는 앞으로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제2 반도체 클러스터의 입지와 전력·용수 공급체계를 국가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며 "그 후보지들의 윤곽이 6월 29일 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에 앞서 너무도 상식 밖의 주장이 횡행하고 있다. '서남권에는 물이 없다'. 과연 사실일까"라고 반문하며 "서남권에 대규모 산업용수 공급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 수자원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한반도 문명의 젖줄을 대온 수자원은 서남권에도 영남과 수도권 못지않게 존재한다. 댐 여유량, 수십 년간 과배분된 미사용 물량, 농업용 대형 보와 저류시설, 하수 재이용수까지, 흩어져 있을 뿐 수자원 풀은 충분하다"며 "기후에너지부가 검증·검토 중인 계획에 따르면, 댐 증고와 농업용수 재배치 등 이미 검증된 수자원 관리기법을 활용해 하루 100만 톤 규모의 산업용수 확보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핵심은 물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국가 차원의 물 관리와 인프라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라며 "우리의 편견이 있는 물마저 없다고 주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이제는 부처와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전국 단위로 새로운 그리드를 짤 시간이다. 전기도, 물도 국가 인프라를 전국 단위에서 다시 설계하면 우리가 미처 활용하지 못했던 많은 자원이 보인다"며 "기후변화와 가뭄 시나리오까지 반영한 국가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금은 전기의 시대인 동시에 물의 시대다. 국가 단위 전기 그리드와 국가 물 그리드를 새롭게 설계할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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