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한 가운데 최근 하락세인 여권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대기하다 검은색 차량을 타고 들어온 문 전 대통령을 직접 맞았고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보자마자 "반갑다"며 끌어 안았다.
이 대통령은 오찬장이 마련된 상춘재까지 걸어가며 문 전 대통령과 담소를 나눴고 상춘재 앞에서는 맞잡은 두 손을 놓지 않은 채 기념촬영을 했다.
이 대통령은 상춘재 내부로 들어서 원탁 테이블에서 자신의 오른편인 상석을 문 전 대통령에게 기꺼이 권했다. 문 전 대통령도 전직 대통령이다. 의전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대통령님이 오른쪽을 하셔야지"라며 마다했지만 이 대통령의 거듭되는 권유에 못 이겨 결국 상석에 앉았다.
문 전 대통령은 모두발언 말미 "카메라 앞에서 좀 당부드리고 싶다"며 이 대통령의 건강을 공개적으로 염려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혼신의 힘을 다해 많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모습들을 보니 보기 참 좋다"면서도 "먼저 일을 겪어본 사람 입장에서 보자면 지금의 대통령 일정은 너무나 격무라 보여진다"고 했다. 이어 "길게 가야 하는 것이고 지치지 않아야 한다"며 "대통령의 건강은 개인의 것이 아닌 공공재라는 말도 있지 않나. 이제 좀 일정 관리나 건강 관리를 잘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 간 첫 오찬 회동이 이뤄진 가운데 이번 만남이 여권 봉합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간 계파 간 갈등이 불거졌다. 정청래 민주당 전 대표가 연임 도전을 시사했고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도 당권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이 가운데 유시민 작가는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에 나와 "사람들이 원하는 건 증축인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해 여권 갈등을 격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갈등은 최근 '적통 논쟁'으로까지 번져 친문(친문재인), 친노(친노무현) 세력까지 소환되고 있다. 정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예고 없이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약 10분간 대화를 나눈 것을 두고 이번 전당대회 구도가 친명 대 친문 간 계파 대결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여권 내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지율은 하락세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간 전국 성인 유권자 2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29일 발표한 결과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0.2%P(포인트) 하락한 46.5%(매우 잘함 33.1 %, 잘하는 편 13.4%)를 기록했다. 6주 연속 하락세였다. 같은 조사에서 전국 성인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이 42%, 더불어민주당이 41%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의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P이며, 정당 지지도의 응답률은 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달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당내갈등이 생기면 지지율은 무조건 빠진다"며 "(이번 만남이 내부 갈등을 완화시킬 기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당내 문제, 정치적 현안들이 오늘 오찬을 계기로 풀려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대통령이 당대표이던 시절 두 분이 만나 '명문정당'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통합의 단계를 끌어올리고 위기를 극복했던 적도 있다. 오늘 오찬 회동이 그런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