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3 지방선거의 백미는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승패였다. 밤샘 개표 끝에 출구조사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선거전 내내 열세였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15%포인트(6만 259표) 차이로 누르는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정치권에선 당장 "2030 여성이 오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여성 표는 '정원오 48.5% vs 오세훈 41.4%'로 상대적으로 근소한 차이였고, 30대 여성은 '오세훈 53.6% vs 정원오 42.8%'로 민주당 후보가 되레 뒤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2030 여성이 배신하고 이탈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사전투표를 반영하지 못한 오류에 근거한 오독이었다. 사전투표 예측치를 반영한 출구조사는 20대 여성에선 정 후보가 25.0%p, 30대 여성의 경우 6.0%p 앞선 것으로 조정됐다. 결과적으로 2030 여성이 국민의힘으로 돌아선 건 아니었다는 뜻이다. 오 후보의 극적 역전 드라마를 가능하게 한 것은 그보다는 2030 남성의 압도적 표 쏠림과 60대 이상 고령층의 몰아주기였다.
출구조사에 오 후보를 선택했다고 답한 비율(사전투표 미반영)은 20대 남성이 75.3% , 30대 남성이 66.8%에 달했다. 보수의 막판 결집과 부동산 문제 등 생활·주거 이슈도 적잖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극우'와 선을 그은 오 후보의 합리적 중도 노선이 청년층의 진입 문턱을 일부 낮춘 효과도 있다.
선거 기간 2030 여성들의 커뮤니티 담론은 꼽씹어 볼만한 사실도 하나 알려준다. 지방선거 한 달 전부터 2030 여성의 담론 언급량을 보면 정 후보(54.3%) 관련 글이 오 후보(45.7%) 글을 다소 앞섰다. 하지만 2030 여성이 민주당에 이미 결집해 있던 건 아니었다. 선거 시기 2030 여성이 정 후보를 언급한 글은 '친민주'(30.8%)와 '과거 전력 비판'(20.5%)으로 갈렸다. 정 후보의 인물 검증을 두고 의견을 달리 한 것이다. 보정 출구조사를 보면 막상 투표장에선 정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가 더 많았으나 무조건 밀어준 게 아니라 검증부터 한 셈이다.
오 후보도 검증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 했다. 선거 직전인 지난 5월 말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가 막판 표심을 흔든 변수로 작용했다. 2030 여성들의 정치적 의견도 '책임론'과 '옹호론'으로 갈렸다. 어느 당 후보의 검증 이슈이건 사안마다 따져 까다롭게 검증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두 후보를 향한 2030 여성의 검증은 결국 '안전과 됨됨이'였다. '안전'은 2030 여성의 1순위 가치이고, '됨됨이'는 1순위 선택 기준이다. 두 후보 모두에게 같은 잣대를 들이 댄 것이다.
[조사개요]
머니투데이 the300과 (사)한국여성의정 의뢰로 (주)옥소폴리틱스가 수행. 더쿠·인스티즈·여성시대·디시인사이드·에프엠코리아·일베·보배드림 등 성향 분명한 온라인 커뮤니티 18개 소스 중 12만6584건 확보해 그 중 1만3634건 AI 라벨링. 매 글마다 감정, 정치 진영, 주제, 가치어(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 후보 선택 기준, 작성자의 성별· 연령 단서까지 여섯 개 차원 분석. 서로 다른 라벨러 3명의 결과 교차 검증. 별도로 유튜브 댓글 80만9000건 확보해 추가 활용. 이 데이터를 계엄 직후 1달(2024.12.3~2025.1.4), 6.3 지방선거 직전 1달(2026.5.3~6.3) 등 두 국면을 기준으로 분석해 결과 도출. (자세한 조사방식 참고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