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권 제2 반도체 클러스터(산단) 입지가 광주 군 공항 부지로 최종 낙점됐다.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정부와 산업계에선 이재명 대통령 특유의 '속도전'으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광주 군 공항 부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공장을 설립 주체인 기업들이 검토해 온 최선호 입지로 평가된다. 강 실장은 "기업들은 호남권 입지 후보지 중 광주 군공항이 가장 적합한 부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광주 군공항은 250만평(약 826만㎡)의 부지 확보가 가능하고 공항의 특성상 이미 평탄화가 완료돼 부지 공사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입지 편의성도 고려됐다. 광주 도심과 가깝고 KTX 역이 인접해 있어 인력 확보와 정주 여건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강 실장은 "도로, 공항, 항만 등을 연계한 물류 접근성도 우수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강조했다.
경기 용인 반도체 산단의 경우 토지보상 문제 해결에만 수년이 걸렸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호남권 반도체 산단 유력 후보지를 중심으로 '알박기'가 시작되는 등 토지보상과 강제수용 과정에서 투자가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강 실장은 "군 공항은 국유지인 만큼 토지 수용 관련 리스크가 많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호남권) 부동산 가격이 들썩인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빨리 부지가 확정돼야 불필요한 논란이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미 투자가 진행 중인 용인 반도체 산단의 경우 당초 계획된 팹(Fab·공장) 10기 투자가 빠르게 추진되도록 토지보상, 전력, 용수 공급까지 전반적인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광주 군 공항 후보지 선정 절차를 마무리짓고 산단 개발을 위한 후속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강 실장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나 다른 지역 산단 조성 비용으로 미래대응기금을 활용하는 문제도 긍정적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여당은 전날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추가 세수를 활용하기 위한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3대 메가 프로젝트 신속 추진을 위한 민관 합동회의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 매달 열린다. 영남·충청권에 대한 투자 논의와 전력, 용수 공급을 위한 실질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강 실장은 "청와대에 설치하는 전담기구엔 중량감 있는 인사를 임명하기로 했다"며 "프로젝트 전반을 진두에서 점검하고 부처간 이견 조정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800조원을 투자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광주 군 공항이 선정된 데 대해 정부가 협의해 차질없이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건설 중인 용인 산단 부지가 약 130만평 정도임을 고려하면 광주 군공항 부지(약 250만평)는 공간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협의해 관련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