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류 '라벨 갈이' 합동 단속에서 400억원이 넘는 규모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정부와 함께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는데 협조하기로 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류 라벨 갈이 근절 및 패션·봉제산업 기반 보호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은 관세청을 중심으로 진행된 범정부 의류 라벨 갈이 합동 단속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 의원은 "올해 2월부터 관세청을 중심으로 경찰청, 조달청, 공정위 등 관계 기관이 라벨 갈이의 근절을 위한 범정부 합동 감독을 실시했다"며 "그 결과 수입 통관 단계와 시중 유통 단계에서 총 193개 업체 416억원 상당의 원산지 표시 위반 의무가 적발됐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값싼 미국산 옷이 가위질 한 번에 메이드인 코리아로 동감하는 순간 우리 소상공인들의 일감은 빼앗기고 K-패션의 신뢰는 무너진다"며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라벨 갈이를 한 제품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 보니까 소비자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라벨 갈이 제품을 사는 풍토가 일상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벨 갈이 방지법을 제가 발의도 했는데, 이 경우에 굉장히 강력히 처벌해서 그런 행위를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남근 의원은 "온라인, 오프라인 판매뿐만 아니라 조달청 행정 근무복, 민방위복, 더 나아가서는 화학 제품을 처리할 때 입어야 하는 특수복까지 해외에서 만들어서 저가로 라벨 갈이를 해 납품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며 "라벨 갈이 문제가 우리 사회에 방치된 게 아닌가 싶고 행정 사각지대 아닌가 경각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종욱 관세청장은 "이번 단속 과정에서 의류 도매업체가 봉제 업체의 외국산 의류 라벨을 국산 라벨로 바꿔치기 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납품받아 국산으로 판매하는 행위, 공공 조달 업체가 계약 조건과 다른 원산지 의류를 납품하는 행위, 외국산 직물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가장해 외국으로 수출하는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다양한 유형의 불공정 행위가 확인됐다"고도 말했다.
이 관세청장은 "정부 기관에는 단속 인력이 소수에 그쳐 급증하는 불법 행위에 상시적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성실한 국내 제조업체를 보호하고 사각지대가 없는 촘촘한 감시망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전담 신고 센터 운영과 함께 원산지 표시 단속 전담 조직, 인력의 확충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등 법령 및 제도를 보완하겠다"며 "관세청 원산지 표시 국민 감시단을 활성화하는 한편 지자체와 연계한 라벨 갈이 신고 센터를 구축하는 등 상시 단속 감시 체계를 확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