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가 골자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처리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섰으나 현재 국회 구조상 개정안은 31일 오후 여당 주도로 처리될 전망이다. 여야가 합의한 선관위 특검법은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국회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본회의를 개최했다. 국회는 국민의힘 소속 김정재 성평등가족위원회 위원장 선출을 시작으로 합의된 사안들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이후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시작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종결동의안을 제출했다. 필리버스터는 종결동의안 제출로부터 24시간 뒤에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종료될 수 있다.
민주당은 종결동의안을 이날 오후 4시6분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31일 오후 4시6분 이후 필리버스터 종결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해당 표결에서 가결되면 곧바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이 실시된다. 이번 개정안에 조국혁신당 등 범진보진영 소수정당들도 찬성하고 있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추진해 온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로 평가된다. 오는 10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검사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여부가 막판 쟁점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한적인 상황에서의 예외적 허용 필요성을 설파하고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여권 내부에서도 필요성에 대한 공감 의견이 대두됐으나 '검사 수사권 완전 박탈'이 당론으로 확정되며 이번 개정안이 성안됐다.
이번 개정안은 전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주도로 처리됐다. 법사위는 검사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및 사법경찰에 대한 통제 구체화 △보완수사 요구 거부권 폐지 △성폭력 범죄 등 7대 사회적 약자 범죄 사건 전건 송치 △고발인 이의신청 등의 조항을 만들었다. 법안이 통과되면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 이후 검사는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새 견제 장치가 실제 수사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수사 지연이나 부실수사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를 충분히 구제할 수 있는지도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전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히 보완 입법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하기 위한 선관위 특검법은 이날 본회의 직전 여야가 전격적으로 합의해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정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특검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 기간도 30일 연장하기로 합의했으며 해당 안건도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특검은 국민추천위원회를 통해 임명된다. 추천위는 대한변호사협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부터 각각 3명의 후보를 추천받은 뒤 여야 합의로 2명을 이 대통령에 추천하고 이 대통령은 이들 중 한 사람을 임명한다. 여야 합의의 최대 난관이었던 수사 대상은 투표용지 부족에 따른 참정권 침해 의혹, 투표용지 인쇄 물량 하한 과정에서의 절차 위반 의혹, 선거 통계 조작 의혹 등 12가지다. 외유성 출장, 자녀 승진 특혜, 부정 채용 등 선관위 비위 의혹도 포함됐다.
수사팀은 특별검사보 5명, 특별수사관 70명, 파견검사 20명 이내, 파견검사를 제외한 파견공무원 70명 이내로 구성하기로 했다. 수사 기간은 최장 170일이다. 특검은 임명된 날로부터 20일의 준비기간을 가진 뒤 90일 동안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수사을 완료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2회에 거쳐 각 30일씩 수사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패스트트랙 기간을 현행 최장 330일에서 90일로 단축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 직후 상정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다. 31일 자정을 기해 7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남에 따라 필리버스터는 자동으로 종료되고 8월 임시국회 첫 번째 본회의 개의와 함께 곧바로 표결에 부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