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필요땐 보완수사 요구 가능"… 野 "李, 거부권 행사해야"

김도현 기자, 김지은 기자, 박상곤 기자, 정경훈 기자, 정진솔 기자
2026.08.04 03:10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란
진화 나선 민주 이틀 연속 설명회 개최… 국힘, 靑 앞 최고위 개최
정성호 법무 "문제점 드러나면 수정해야, 거부권 건의는 부적절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당이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가 골자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각계의 우려가 쏟아지자 진화에 나섰다.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촉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진보 야권은 조속한 개정안 공포와 이 대통령의 확실한 입장표명을 주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빠르면 4일 개정안을 공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은 3일 국회 본관에서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를 개최했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한 각계의 우려를 불식하고 설명하기 위한 자리다. 전날에도 우려를 반박하는 내용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이 수사권한을 분산하고 책임은 강화해 더욱 공정한 체계임을 강조하며 이른바 '핑퐁수사'를 막았다고 자평했다. 최대 쟁점인 보완수사요구권과 관련해선 "송치된 사건의 보완이 필요한 이유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며 "사법경찰관은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 이를 이행해야 하고 필요한 경우 1개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피해자 보호방안들도 소개했다. △고소인·고발인·피해자 이의신청권 △수사기록 열람·등사권 △수사기관 면담·의견진술권 △7대 범죄 전건송치(개별법 개정) 등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거부권 행사를 거부한다면 국민의 대통령 탄핵 요구는 더 거세질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는 국민과 역사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보완수사권마저 폐지하면 사법 개악의 화룡점정"이라고 압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악법 거부권 촉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박영태

이날 개혁신당 산하 개혁연구원은 응답자의 59.6%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따를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이 대통령도 보완수사권 폐지의 공범"이라고 공세했다.

반면 민주당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한 조국혁신당은 신속한 공포를 주문했다. 신장식 대표는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될 때 이 대통령이 정부의 의지와 자세를 밝혀달라"며 "별도의 담화문 발표도 고려해달라"고 했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앞서 "아주 최소한의 엄격한 조건 아래 아주 최소한만 하면 좋겠다"고 숙의를 요청한 전례를 들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본다. 지난달 31일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지만 지난 1일 정부에 이송됐다. 대통령은 15일 이내 공포 또는 거부권 행사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부 이송일 기준으로 공포여부를 결정해야 할 시한은 16일이다. 이날이 공휴일이어서 거부권 행사시한은 가장 가까운 평일인 18일 자정으로 미뤄지게 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한 민주당 의원은 "17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로 결정을 미룰 수도 있겠지만 공포가 늦어지면 당원 불안감을 키울 수 있어 불필요한 정치적 부담만 커질 것"이라며 "빠르면 4일, 늦어도 11일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을 공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해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신임 검사 임관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빛의 속도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선의를 가지고 설계했더라도 예측범위를 벗어난 부작용과 문제점이 드러난다면 신속하게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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