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해방 이후 이 땅에서 벌어진 모든 국가폭력 사건 피해자들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진실화해위(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 3기의 본격적인 활동 개시를 계기로 형제복지원·덕성원 및 해외 강제 입양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실화해위 3기 출범을 계기로 진행된 국가폭력 피해자 위로 오찬에서 "국가의 책임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현대사는 눈부신 성장과 발전의 역사이면서도 국가폭력과 인권침해로 국민들이 깊은 상처를 입었던 굴곡의 역사이기도 하다"며 "한국전쟁 속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무참히 희생됐고 권위주의 시대에는 국가가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고 침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 사건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해직 사건 △삼청교육대 사건 △서산개척단 사건 △사북 사건 △납북귀환어부 사건 등을 차례로 거론하며 "국가가 피해자들의 간절한 부름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한 점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사 정리라는 해묵은 숙제를 더 이상 다음 세대에 떠넘길 수는 없다"며 "국가가 국민에게 남긴 상처를 이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치유해야 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2월 출범한 제 3기 진실화해위에 주목하며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며 국민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위원회에 조사3국을 추가로 설치해 기존 조사 과정에서 미처 다 밝혀내지 못했던 형제복지원, 덕성원을 포함한 집단 수용 시설의 인권 유린과 해외 강제 입양 사건도 철저하게 그 진실을 규명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피해자의 신청에 의존했던 조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가 먼저 찾아 나서는 적극적인 조사를 통해 미처 밝혀내지 못한 진실을 최대한 밝히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과거사정리법(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을 통해 국가폭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 적용이 배제됐고 진실화해위 권고 이행 상황의 관리 주체를 행정안전부 장관에서 국무총리로 격상된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스템 속에서 진실 규명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는 한편으로 피해자의 존엄을 회복하고 실질적인 치유와 명예 회복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겪으신 아픔과 고통을 말 몇 마디로 씻어낼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또 다른 국가폭력이 절대로 벌어지지 않도록, 단 한 사람의 무고한 희생자도 나오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앞서 제 3기 진실화해위는 지난달 21일 위원회를 열어 2111건에 대한 조사 개시를 의결했다. 제 3기 진실화해위 출범 후 첫 조사 개시 결정이다. 이로써 진실화해위는 향후 3년간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