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책임 추궁'과 '한반도 긴장 완화'…DMZ 지뢰사고 대응 딜레마

'北 책임 추궁'과 '한반도 긴장 완화'…DMZ 지뢰사고 대응 딜레마

조성준 기자
2026.10.0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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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사과·대화 거부에 미사일 능력 과시…정부, 독자제재등 대응 수위 고심
책임 추궁·긴장 관리 동시에 과제…MDL 기준 정립·무인화 방안 거론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유엔군사령부가 전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정전 협정 위반이라고 밝힌 가운데 1일 인천 강화군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접경지역에서 북한군들이 '국경선 요새화'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2026.10.01.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유엔군사령부가 전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정전 협정 위반이라고 밝힌 가운데 1일 인천 강화군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접경지역에서 북한군들이 '국경선 요새화'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2026.10.01. [email protected]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의 최종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정부가 대응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책임을 묻는 상응 조치가 필요하지만 북한이 사과 요구와 대화 제의를 거부한 데 이어 미사일 발사와 전략무기 훈련까지 공개하면서 딜레마가 커졌다. 군사적 긴장을 높일 수 있는 대응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최종 조사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북한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DMZ에서 발생한 두 차례 지뢰 폭발로 우리 군 간부 3명이 다쳤다.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현장 조사에서는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뢰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북한 지뢰에 의한 사고라는 게 기정사실화했다.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대응책으로는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등에 관여한 개인·기관을 겨냥한 독자제재와 국제사회를 통한 책임 추궁 등이 거론된다. 다만 독자제재 추진을 둘러싼 부처 간 이견이 노출되는 등 구체적인 대응 방향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은 적절한 책임 추궁과 군사적 긴장 관리의 균형추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남북이 만나 MDL(군사분계선)의 위치를 확인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서는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반대했다. 북한의 책임을 요구하면서도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높일 수 있는 조치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대화와 긴장 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더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북한에 대화 복원을 촉구했다. 지난 4일 김남중 통일부 차관이 대독한 10·4 남북정상선언 19주년 기념사에서도 "적대와 대결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평화와 번영의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러나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지난 2일 발표한 담화에서 남북 대화 가능성과 MDL 관련 제의를 일축했다. 지난 3일 오전에는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이 사과 대신 군사적 도발에 나서면서 정부가 대북 압박을 가한 뒤 대화를 통해 긴장을 낮추는 방식은 사실상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경우 북한이 맞대응 방송에 나서면서 접경지역의 긴장과 주민 피해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강경 대응이 오히려 우발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정부가 고려해야 할 변수다. 남북 간 소통 채널이 사실상 끊긴 상황에서 접경지역에서의 작은 충돌이 의도하지 않은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지뢰 매설에 대한 책임을 묻되, 중장기적으로는 DMZ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을 수 있는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대표적인 방안으로는 한국군과 유엔군사령부가 MDL의 정확한 위치에 대한 기준을 일치시키고 현장 표시를 명확하게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북한과의 협의가 당장 성사되지 않더라도 우리 측이 판단하고 대응할 기준선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장병들의 현장 위험을 줄이기 위해 로봇·드론 등 무인장비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GP(감시초소) 등 DMZ 내 감시·정찰 임무의 무인화 가능성을 높여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낮추고 DMZ의 완충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용근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한국군과 유엔사가 정확한 MDL의 위치를 맞춰야 한다"며 "우리의 MDL을 확고히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군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대응하는 원칙은 확고하게 하되 대응은 유연해야 한다"며 "확전으로 가지 않도록 세밀하고 정교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세종=뉴시스] 조성봉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국민의 목소리, 대한민국을 바꾼다’ 민원 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26.10.02. suncho21@newsis.com
[세종=뉴시스] 조성봉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국민의 목소리, 대한민국을 바꾼다’ 민원 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26.10.0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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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보훈부를 출입합니다. 외교·안보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쉽고 재미있게 현안을 전달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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