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전담인력 부족·겸직 문제 꾸준히 지적
전문가 "장기 교육·보직으로 경험 축적해야"

검찰청 폐지 등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수사와 기소의 역할이 재편되면서 소방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자체 수사 역량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순환보직과 겸직 등으로 수사 경험을 축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진 만큼 수사를 전담하는 조직과 전문인력을 갖추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5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소방특사경은 소방공무원 가운데 특별사법경찰관리로 지명돼 소방관계법령 위반 사건을 수사하는 인력이다. 일반 경찰이 다양한 분야의 범죄를 다루는 것과 달리 소방시설 설치·관리와 위험물 저장·취급 등 소방 분야에서 발생하는 법 위반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업무는 단순히 위반 사항을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법 위반 혐의를 발견하면 범죄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고 피의자와 참고인을 조사한다. 어떤 법 조항을 적용할지 판단해 수사서류를 작성하고 사건을 송치하는 것까지 특사경이 맡는다.
소방 관련 사건은 수사 능력뿐 아니라 전문지식도 요구된다. 소방시설이 법적 기준에 맞게 설치·관리됐는지, 위험물이 규정에 따라 저장·취급됐는지 등을 현장 상황과 관련 법령을 함께 따져 범죄 혐의와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하기 때문이다.
소방특사경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기 어려운 인력 구조는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돼 왔다. 소방특사경은 별도의 수사직으로 채용되는 게 아니라 기존 소방공무원 가운데 지명된다. 인사이동에 따라 수사업무를 떠나는 순환보직이 이뤄지고 다른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경우도 있어 장기간 수사 경험을 쌓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2020년 발표된 '소방 특별사법경찰 전문성 강화방안' 연구에서는 잦은 부서 이동으로 당시 소방특사경 대부분의 수사경력이 2년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전문 수사인력을 확보하고 광역 단위 소방수사팀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024년 '소방특별사법경찰의 수사에 관한 직무집행능력 향상 방안연구'에서도 수사를 전담하는 인력이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다른 직무를 겸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순환보직을 지양하고 소방특사경 업무를 전문분야로 지정해 직무 연속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최근 형사사법체계 변화는 이런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수사와 기소 기능이 분리되고 검사와 특사경의 관계가 수사지휘에서 상호 협력 관계로 바뀌면서 소방특사경 역시 자체적으로 사건을 수사하고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이 이전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소방청이 시·도 소방본부 단위의 수사전담팀 신설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배경으로 해석된다. 수사업무를 전담조직에 집중하면 담당자가 지속적으로 사건을 처리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개별 수사관의 경험에 머물던 수사 기법과 사건 처리 노하우도 조직 차원에서 축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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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조직 신설과 함께 전문교육과 장기 보직을 통해 숙련된 수사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전담팀을 만들더라도 짧은 교육을 거쳐 다시 순환보직하는 기존 인사 방식이 이어지면 전문성을 쌓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병수 대구가톨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우선 장기간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전문적인 직원을 선발해 6개월에서 1년 정도 교육하고 이후 한 자리에서 5년 정도 근무할 수 있도록 한다면 수사 경험과 전문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배가 빠지더라도 후배가 그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인력을 순차적으로 양성해야 한다"라며 "수사전담팀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려면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