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광주) 선정 과정을 두고 격돌했다. 여당은 반도체 산업 발전의 시급성을 고려하면 정부의 부지 제안이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기업의 자율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했으며, 전력·용수 등 인프라 문제도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부지가 선정됐다고 비판했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간사인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에게 "지난 수십년간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던 시절이었지만 지금은 산업정책 의사결정의 틀이 바뀌어야 하는 시기"라며 "중국이 따라오고 공급부족 현상은 심한데, 특히 반도체산업에서 기업이 알아서 의사결정을 하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제안하고 기업들이 광주로 최종 결정한 호남 반도체 산단 부지 선정 과정을 옹호한 것이다. 장 의원은 "시간이 어마어마한 돈"이라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시간을 맞출 수 있도록 정부가 부지를 제안하고 기업이 선택하는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나가는 게 메가프로젝트의 아주 중요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도 "왜 광주냐고 묻는 의원님들이 있는데, 거꾸로 물으면 왜 광주가 아니어야 하나"라며 "호남발전 설비 용량은 23.3GW(기가와트)다. 한빛원전 6기가 있는데 다 더하면 6GW다. 재생에너지, 태양광 발전 설비 기준으로 11GW고 해상풍력은 23.3GW"라며 "물도 있다. 동북댐, 주항댐, 장흥댐 등이 있고, 영산호는 수억톤(t)"이라고 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전력의 경우 광주·전남이 다른 지역보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며 "토지·용수·전력에서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갖춘 것"이라고 했다.
김원이 의원은 김 장관에게 '정부에서 메가특구 특별법을 준비하며 (주52시간 예외 적용 등) 폭넓은 근로시간 특례를 담을 계획인가'라고 물었다. 김 장관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유연근무 시간제도 등 다양한 형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산업계, 노동계, 산업부, 고용노동부가 머리를 맞대고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반격에 나섰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누가 광주여서 안된다고 했나"라며 "기본 중 기본인 인력, 물 전기가 전제된 상태에서 속도전이어야 한다. 광주의 댐 물을 반도체용 초순수로 쓰려면 얼마나 정수해야 하나. 또 비용은 어떻겠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정관 산업부 장관에게 "투자 거점 결정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한 게 맞나. 김 장관 또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 게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장관은 "(광주를 특정한 게 아니라) 다양한 부지를 정부가 제안했고, 최종 선정은 기업이 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추후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공시했다"며 "정부가 (투자를) 교묘하게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회장의 경우 처음에 '서남권'이라고만 언급했다"고 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문 차관에게 "(정부는) 하루에 용수 100만t 공급이 가능하다는 희망적 발표를 했다"며 "정부의 2025년 하천유역수자원 관리계획을 보면, 영산강과 섬진강의 물 부족이 심각하다고 했다. 이 보고서가 잘못된 것인가. 영산강은 연간 7000만t이 부족하고, 섬진강은 5000만t 부족하다"고 했다.
또 "재생에너지로 일률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기술을 갖추고 있나.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경직성 문제는 본질적인 부분"이라며 "국민에게 희망고문을 하지 않고 어려움이 있다고 얘기하는 게 산업부의 기본적인 자세"라고 했다.
서지영 의원은 노동 규제 완화와 관련해 김 장관에게 "산업부·고용부 장관이 대치하는 것으로 보이고, 양대 노총이 굉장히 저항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김 장관은 '열심히 일해 성취하겠다는 사람들의 의욕과 의지를 제도가 꺾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 소신에 변함없나"라고 했다. 김 장관은 "예"라며 "(메가특구 노동 정책에 대해서는) 고용부 장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